김정은 ‘광명성’ 기념사진 조작의혹…“옥상·지상깃발 달라”

김정은 ‘광명성’ 기념사진 조작의혹…“옥상·지상깃발 달라”

입력 2016-02-20 13:31
수정 2016-02-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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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기 긴급 출동에 ‘대범함’ 보이려는 의도에서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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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광명성 기념사진 조작의혹
北, 김정은 광명성 기념사진 조작의혹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위성 광명성 4호’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이 조작 의혹을 낳고 있다.

연합뉴스가 북한의 노동신문 19일자에 실린 기념사진 4장을 분석한 결과, 금수산태양궁전 옥상에 설치된 인공기가 화면의 오른쪽으로 펄럭였지만, 지상에 세워진 깃발 5개(인공기 3·노동당기 2)는 반대쪽인 왼쪽을 향하고 있다.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찍은 사진임에도 건물 옥상과 지상에 있는 깃발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정도로 허술하게 조작한 흔적이 역력하다.

4개의 사진에 나타난 깃발의 주름과 펼쳐진 모양, 배경 하늘의 구름도 거의 흡사해 하나의 배경을 활용해 4장의 사진을 반복해서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TV가 19일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방송한 보도 화면을 캡처한 사진에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추가로 발견됐다.

방송에 공개된 전체 25개 가운데 2개 사진에서 금수산태양궁전 옥상의 인공기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또 옥상의 꼭대기 부분이 비스듬하게 잘려나간 상태로 나타난 점은 조작 의혹을 보태주고 있다.

19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17일 ‘광명성 4호’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를 대상으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노동당 및 국가 표창 수여식을 개최했다며 11장의 사진을 1면과 2면에 각각 할애했다.

이어 3~6면에 문제의 ‘조작의혹’ 금수산태양궁전 기념사진 4장을 차례로 실었다.

노동신문은 별도의 기사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이 ‘광명성’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으나 촬영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만수대의사당에서 17일 표창 수여식을 개최한 뒤 김 제1위원장과 참가자들이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이동해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F-22 스텔스 전투기 4대를 한반도 상공에 긴급 출격시켰다.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가 한반도 상공에 출동했지만 김 제1위원장이 보란 듯이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대범함’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출동 7분이면 김정은의 집무실을 폭격할 수 있는 F-22를 두려워한 나머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인 지난 16일 부인 리설주와 단둘이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남측의 지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일 ‘광명성’ 장거리 미사일 발사 참관을 제외하면 좀처럼 평양시내를 떠나지 않고 있다.

핵실험 이후 김정은의 공개 행보 횟수는 20일 현재 총 10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원도 원산 등 지방부대를 시찰했던 데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F-22 한반도 전개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동선 여부를 떠나 사진을 통한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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