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뇌사도둑’ 사건에 “빨래건조대가 위험하냐”

<국감현장> ‘뇌사도둑’ 사건에 “빨래건조대가 위험하냐”

입력 2014-10-27 00:00
업데이트 2014-10-27 13: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7일 법무부·대법원·감사원·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도둑 뇌사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대 청년이 자택에 침입한 50대 절도범을 빨래 건조대로 내리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사건에서 검찰과 법원은 이 청년이 흉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것을 놓고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플라스틱 빨래 건조대를 국감장에 가져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법사위원장 등에게 들어보라고 시킨 뒤 질의를 시작했다.

”별로 안 무겁다”는 이 위원장의 반응에 박 의원은 새끼손가락으로 빨래 건조대를 직접 들어올리면서 “대한민국 법이 도대체 누구 편인지를 말하고 싶다. 이 빨래 건조대를 검찰과 법원에서 위험한 물건, 즉 흉기로 의율해 실형을 선고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옆에 도와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머니와 여동생이 무슨 일을 당하지 않을까 싶어서 스스로 자기 집을 지킨 것”이라면서 “범죄자들에게는 관대하고 아량 베풀면서 말도 못하게 어려운 청춘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감옥에 넣는 것인가. 이게 대한민국 법이고 정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1심 판결은 정당방위도, 과잉방어도 아니고 그야말로 범법행위라고 해서 감옥에 처넣은 것”이라며 “정당방위는 아니라고 쳐도 과잉방어를 인정해서 형을 감면해줘야지, 집주인 입장에서는 대한민국 법이 얼마나 야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도둑에게 먼저 ‘흉기를 들고 오셨냐’, ‘물건만 훔치려 오셨냐’, ‘그냥 도망치실 것이냐’, ‘몇살입니까’, ‘혹시 어디 아픈 곳이 있느냐’라고 물어봐야 한다고 네티즌들이 말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 장관은 “이 사안에서는 제압한 이후에도 아주 과한 폭행을 해서 결국 뇌사에 가까운 중상을 입힌 점을 감안해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1심 판결 내용을 보면 절도범이 도망가려고만 했는데 그 이후에 과하게 대응해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뜨린 것은 정상적인 방어 범위를 넘었다고 한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적정하냐 여부는 상급심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