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24분 담화 ‘세월호 영웅’ 호명땐 눈물

朴대통령 24분 담화 ‘세월호 영웅’ 호명땐 눈물

입력 2014-05-19 00:00
업데이트 2014-05-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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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굳은 표정…사과때 연단 우측으로 나와 머리숙여 개혁·부패척결 언급 대목선 단호한 목소리…질의응답은 없어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세월호 참사에서 살신성인 정신으로 아름답게 생을 마감한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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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눈물 흘리는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참사> 눈물 흘리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 발표 도중 의로운 희생자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이 눈물을 보인 것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 말미에 권혁규군을 비롯해 정차웅군, 최덕하군, 남윤철·최혜정 교사, 박지영·김기웅·정현선·양대홍 씨 등 승무원, 민간잠수사 이광욱씨 등 ‘세월호 영웅’들의 이름과 이들의 선행을 언급하면서였다.

박 대통령은 감정이 북받치는지 목소리가 떨렸고, 특히 남윤철·최혜정 교사를 언급할 때는 눈물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목이 메어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이들의 이름을 모두 부른 뒤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서 다시 고개를 숙인 뒤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이날 담화는 정확히 9시 정각에 시작돼 24분간 이뤄졌다.

회색 정장을 입고 연단 뒤편에서 등장한 박 대통령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대국민사과를 한 뒤 연단 오른편으로 나와 깊이 고개를 숙였다.

또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무한책임’을 언급하고서는 2초 정도 머뭇거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개혁과 변혁을 강조하고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할 때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높였으나 대형 참사가 난 원인을 지적할 때는 목소리가 떨렸다.

이날 담화 발표장에는 박 대통령 외에 내각 각료나 수석비서관 이상 청와대 참모진은 전혀 배석하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춘추관장, 제2부속비서관, 의전비서관 등 실무 필수 인원만 기자석 뒷자리에 나란히 자리에 앉아 담화 발표를 지켜봤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로서 공식 사과를 하는 자리인 만큼 아무도 배석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이러한 결정의 배경으로는 담화 후속조치로 개각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바뀔지도 모르는 사람’을 배석하게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담화에 들어갈 내용을 정리하느라 그동안 깊은 고민을 해왔다.

지난 2일 박 대통령이 종교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안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게 도리”라고 밝힌 이후부터다.

담화의 내용 가운데 국가재난방재시스템 확립과 공직사회 개혁 방안 등 후속 개혁조치와 관련된 내용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수석이 만든 초안에서 담화에 담길 내용을 추리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황이어서 이번 담화가 기대만큼 국민적 신뢰나 감동을 끌어내지 못하면 민심이반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국정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일이던 지난 11일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한 것이나 13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로부터 의견을 경청한 것, 16일 유가족 대표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것들도 모두 담화에 담을 내용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은 늘 그렇듯 이날 담화문도 발표 직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담화 발표 장소도 청와대 본관뿐 아니라 팽목항, 안산 단원고 등 외부장소까지 고민했지만, 막판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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