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녹취록은 확보 못해… 조직원으로 봤지만 감청 제외”
국가정보원은 통합진보당 김재연·김미희 의원이 지난해부터 최소 두 차례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회합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두 의원이 해당 모임에서 발언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4일 공안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두 김 의원이 지난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RO 회합뿐 아니라 지난해 3, 5월 경기 성남시 분당, 6월 경기 용인, 8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 등에서 열린 모임 중 최소 한 곳에 참석한 사실을 파악했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두 의원이 적어도 두 차례 RO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근거로 RO 조직원이라고 봤다”면서 “두 의원이 해당 모임에서 한 발언을 확보하지 못해 감청 대상에서는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 김 의원은 “RO 조직원이 아니다”라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뚜렷한 증거도 없이 두 의원을 RO 조직원이라고 못 박았다면 국정원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이 두 의원과 RO의 연관성을 밝혀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에 ‘RO 조직원 ○○○은 비례 대표, ○○○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이라고 명기, 김재연·김미희 의원을 RO 조직원으로 규정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3-09-05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