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靑 5자회담 역제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민주, 靑 5자회담 역제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입력 2013-08-06 00:00
업데이트 2013-08-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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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대표 무시” 부글부글’거부’시 정치적 부담도

민주당이 6일 경색된 여야 관계를 풀기 위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5자 회담을 갖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고 속내가 복잡하다.

당장 김한길 대표로선 자신의 ‘영수회담’ 제의가 ‘5자 회담’이라는 역제안으로 돌아오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공언한 마당에 ‘대화의 장’ 자체를 걷어차기도 난감한 노릇이지만, 제1야당 대표와 박 대통령간의 1대1 대좌를 통해 꽉 막힌 정국을 풀겠다는 당초 계획이 헝클어지게 된 탓이다.

게다가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없이 ‘빈 손’으로 청와대를 나올 경우 당내 강경파의 반발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가 청와대의 제안에 즉답 대신 “생각을 더 해봐야겠다”며 당내 의견수렴에 들어간 것도 고민의 깊이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당내에서도 “제1 야당 대표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부글부글 끓는 표정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전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 회담’을 제안했을 때만해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상황은 여야가 알아서 하라는 게 그동안 박 대통령 입장이지 않았느냐”면서 “이제 와서 국정현안을 다루자는 자리에 왜 (원내대표들을 함께 참석시켜) 원내현안을 끌어들이는가”라며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인사는 “’영수회담 물타기’이자 야당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 야당 대표를 깔보고 우습게 아는 것으로 불쾌하다”면서 “국회 인사들을 한꺼번에 불러 사진이나 찍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 3선 의원은 “박 대통령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갖지 않았느냐”며 “제1 야당 대표를 ‘N분의 1’로 치부,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자칫 회담 형식에만 얽매여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한 채 ‘장외’에만 매달리는 모습으로 비쳐질 경우 오히려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은 적지않은 부담이다.

한 중진 의원은 “모양새는 매우 안 좋게 됐지만 그렇다고 안하기도 힘든 상황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가운데 한 인사는 “2인분을 시켰는데 5인분이 나온 격”이라며 “메뉴 등을 따지지 않겠다고 해놓고 안 먹을 수도 없고, 참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형식을 이유로 5자회담을 거부할 경우 향후에는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을 만나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는 만큼,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고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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