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민주, 친노적 정체성…이념정치 탈피해야”

윤여준 “민주, 친노적 정체성…이념정치 탈피해야”

입력 2013-01-29 00:00
업데이트 2013-01-2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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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9일 “민주당이 이념정치가 아닌 생활 정치, 증오ㆍ대립ㆍ투쟁의 정치가 아닌 화합ㆍ상생의 정치로 가야 한다”며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정치로 옮겨가야 했었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문재인 전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윤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초ㆍ재선 모임인 ‘주춧돌’의 제1회 정례세미나에 참석, ‘한국 정치의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국민은 이념대결을 청산하고 생활정치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은 19대 총선을 통해 당의 정체성이 친노적 정체성으로 확립됐다. 국민 의식이 그렇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18대 대선후보로 문 전 후보가 등장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특권ㆍ기득권 타파, 지역구도 극복 등 ‘노무현 정신’ 만큼은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막상 이러한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는 ‘노무현 정치’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도 생활정치의 어젠다를 새누리당에 빼앗긴 채 여전히 이념정치를 강조하는 면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정체성의 뿌리는 보수적 온건 민주주의 세력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집권 후 보수의 입장을 견지하며 적절히 진보가치를 결합한 탁월한 선택을 했다”며 “노무현 정부 이후 정통 민주당과는 다른 성격의 이질적 세력이 합류하며 당 정체성이 빠르게 좌클릭됐다”고 분석했다.

또 “민주당의 정체성은 이번 총선, 대선에서 국민에 의해 선택되지 못했다”며 “정체성을 제대로 바꾸려면 중산층과 서민정당을 표방, 당의 훌륭한 전통을 현실에 맞게 되살려 민생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중도자유주의란 이념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윤 전 장관은 당내 대선 평가 작업에 대해 “친노, 비노 등 계파마다 평가가 다른데 논의의 초점이 선거공학이라는 전략전술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며 “올바른 평가와 대안제시를 위해서는 가치지향적 성격을 담은 존재론적 차원으로 논의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고언했다.

그는 “새 지도체제가 형성돼 계파정치를 타파한다고 해도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국민이 민주당의 변화된 모습에 흡족해하지 않는다면 또 제3의 대안을 찾으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아주 불행하고 피곤한 일로, 민주당은 정말 심각하게 환골탈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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