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 원희룡 웃고 나경원 울었다

궂은 날씨에 원희룡 웃고 나경원 울었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1-07-03 00:00
업데이트 2011-07-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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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7%. 3일 오후 4시 현재 한나라당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투표율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2003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전당대회를 치르며 변화의 모습을 연출하려 했으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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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제12차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대회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한나라당 제12차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대회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254개 시·군·구 단위로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는 총 20만 2518명 가운데 불과 4분의 1 남짓한 인원만 투표에 참여했다. 2003년 24만여명을 대상으로 치른 전당대회에서는 전체 선거인단의 57%인 12만 9633명이 투표한 것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치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릴 만큼 궂은 날씨가 계속된 데다 각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던 물리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선 과정동안 전국위의 당헌 재의결 논란, 공천협박설을 비롯한 후보자간 계파대립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21만여명의 선거인단 명부 가운데 624명은 탈당을 했고, 3~4만명에 달하는 규모가 연락이 닿지 않는 점도 낮은 투표율을 만들어냈다. 갑작스럽게 선거인단을 늘리는 데 급급해 선거 준비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다.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전당대회와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인 선거인단을 확대한 것이고 특히 1만명의 2030 비당원 젊은층을 선거인단으로 포함시킨 것”이라면서 “투표율이 낮으면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계파·조직선거를 막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만명 대의원에서 21만여명으로 선거인단을 대폭 늘렸지만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결국 조직을 갖춘 후보가 더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나경원 후보는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이 없는 저에게는 불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친이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후보는 “지지 당협위원회가 120개가 넘어 조직에서 앞선다. 투표율이 낮으면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홍준표 후보는 “계파투표가 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당협위원장의 영향력도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에 투표율에 상관없이 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의 유승민 후보는 대구·경북의 투표율이 높은데 안도했다. 한편 이날 투표결과는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오후 4시 현재 한나라당 우호지역인 경북(34.1%)과 대구(33.8%), 부산(31.6%) 등 영남지역은 투표율이 더 높았지만 수도권과 호남의 투표율은 매우 저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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