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사단, 관련자 컴퓨터 본체 정조준>(종합)

<정부조사단, 관련자 컴퓨터 본체 정조준>(종합)

입력 2011-03-12 00:00
업데이트 2011-03-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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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K씨와 중국 여성 덩모씨와의 관계 부분 일부 수정, 일부 내용 추가>>

정부 합동조사단이 13일 상하이(上海)에 도착하면 이번 사건과 관련된 김정기 전 총영사와 각 부처 주재관들이 사용한 상하이 총영사관내 컴퓨터들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비자발급과 관련된 편의제공 또는 금전수수 비리 여부, 그리고 총영사관의 자료유출 등의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조사에서 관련자들이 사용한 컴퓨터 본체에 대한 분석이 핵심인 탓이다.

조사단은 중국인 여성 덩모(33)씨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전직 영사 법무부 파견 H씨, 지식경제부 파견 K씨, 외교부 P씨 등은 물론 김 전 총영사가 사용한 1년여 기록을 대부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 총영사관은 11일 첫 부임한 안총기 총영사를 중심으로 12일에도 출근해 조사 준비작업을 폈다.

조사단은 특히 국가기밀유출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총영사와 각 주재관들의 내부통신망 접속 기록을 세심하게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영사가 덩씨에게 현 정권 실세와 국회의원 전화번호 등을 유출한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기밀 유출이 있었는지를 살피기 위해서다.

김 전 총영사의 경우 지식경제부 파견 K씨를 통해 덩씨를 알게 된 후 덩씨를 여러차례 ‘활용’해 한중 고위층 간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 영사관 내부통신망에 있는 정보 등이 ‘대가’로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조사에서 김 전 총영사는 여러가지 증거에도 불구하고 유력인사 전화번호 등을 덩씨에게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부적절한 관계로 거론되는 각 부처 주재관들도 대개 덩씨로부터 한중 권력층 간의 만남 주선이라는 업무적인 도움을 받았고 그와 관련해 여타 정보를 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조사단은 이들의 내부통신망 접속기록도 꼼꼼히 살필 것으로 점쳐진다.

조사단은 또 관련자들의 컴퓨터 본체 분석과 함께 주변인물 인터뷰 등을 통해 비자 발급 관련 업무를 세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덩씨는 상하이에서 수년동안 한국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중국 권력층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민원 해결사’ 노릇을 하며 돈을 챙겨왔으며 상하이 한국총영사관으로부터 비자 발급대행 업체 선정을 받기 위해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덩씨는 특히 전직 법무부 파견 H씨로부터 비자 발급대행 업체 선정을 받으려 했으나 주변의 반대에 부딪혀 난관에 처했고 그러면서 덩씨가 K씨를 직접 공격하면서 상하이 사회에 덩씨와 일부 영사들 간의 불륜사실이 외부로 드러나게 됐다는 게 상하이 현지 교민사회의 전언이다.

덩씨는 한인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사는 거주지에 K씨가 누군가와 불륜관계라는 사실을 적은 일종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으며 K씨의 자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H씨 등이 덩씨의 부탁을 받고 비자발급 업체 선정, 비자발급 등의 과정에서 편의를 줬는지와 이 과정의 금품수수 여부 등을 정밀하게 확인 조사할 방침이다.

덩씨와 일부 영사들간의 불륜 주장이 덩씨의 대자보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교민들의 투서를 상하이 총영사관이 묵살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관련자들의 컴퓨터 본체 분석과 철저한 주변조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핵심인물인 덩씨에 대한 조사가 없는 상태에서는 ‘반쪽짜리’ 조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덩씨는 수일째 자취를 감춘 상태여서 주목된다. 상하이 현지에서는 중국 공안 당국이 덩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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