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일방 독주 문제… 靑도 ‘통 큰 리더십’ 발휘해야”

“원내대표 일방 독주 문제… 靑도 ‘통 큰 리더십’ 발휘해야”

입력 2011-02-08 00:00
업데이트 2011-02-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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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국 표류 원인’ 진단

정치권이 정치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여와 야, 당과 청 모두가 폭풍 속의 조각배들처럼 중심을 잃고 서로 부딪치며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사될 것 같던 여야 영수회담이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 문제와 연계되면서 뒤엉켜 버렸다. 민주당이 7일 긴급 의총을 열고 등원 여부를 논의했지만 ‘조건부 등원’이라는 애매한 결론을 내면서 국회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국 표류의 원인을 ‘리더십의 실종’에서 찾았다. 정치 세력 간, 또 세력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책임 있는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구심점을 우리 정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당·청 간 ‘엇박자’를 리더십 부재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청와대 간에 (영수회담 개최 여부와 시기에 대한)사전 조율이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영수회담 당사자인 손학규 대표를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해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아 문제가 더 꼬였다.”면서 “자신감은 좋으나 원내대표들이 일방적인 독주를 하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여야 원내대표의 독주가 (이번 사태를)자초했다.”면서 “여권 입장에서 영수회담은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고, 야당 입장에서 국회 등원 문제는 원내대표가 양보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를 ‘여권 내 레임덕의 가시화와 야권 내 권력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임덕의 조기 가시화 또는 심화 문제는 권력 집중화와 연관이 있다. 청와대가 권력을 나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 이 대통령이 신년좌담회에서 영수회담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전날 이를 언급한 것일 뿐 (국회 정상화의)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정상화 등을 위한 해법으로 이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집권 후반기 대통령은 ‘통 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여권은 야당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추구하는 게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해결의 실마리”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야당 의원들이 싫든 좋든 장외투쟁을 오래 했다. 그렇다면 청와대와 여당은 민주당의 체면을 살려주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정국 경색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통해 ‘여러 현안들이 많은데 여야의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정도의 표현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2011-02-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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