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들 본격 기지개…대권게임 막오르나

여야 잠룡들 본격 기지개…대권게임 막오르나

입력 2010-09-12 00:00
업데이트 2010-09-12 09: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여야 잠룡들이 최근 정치적 기지개를 켜면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태세다.

특히 지난 8.8개각에서 ‘블루칩’으로 평가받았던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이후 정치권 세력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여권 내에서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지사 등 3인의 정치적 행보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그동안 조용한 행보로 일관해왔던 박 전 대표는 최근 소속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서 거시경제에 대한 ‘박근혜식 경제화두’를 잇따라 던져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 기재위 첫 회의에서 복지와 국민화합을 중심에 둔 경제발전을, 지난 2일에는 국가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강조, 그동안 상당한 ‘경제내공’을 쌓았음을 과시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공개 활동에도 부쩍 나서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정책을 재조명한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데 이어 10일에는 대구시와 당정협의를 위해 대구를 찾았다.

이어 이 대통령과의 회동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에는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고, 오는 14일에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주선한 여성의원 오찬 모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7.28재보선에서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8.8개각에서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이 장 관은 아예 여의도를 무대로 본격적인 ‘특임 활동’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노동계와도 본격 소통에 나서는 한편,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내건 ‘공정한 사회 구현’의 전도사역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0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김영선 구상찬 이혜훈 의원 등 수도권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3명과 오찬을 함께 하는 등 당내 친이-친박간 화합의 물꼬를 트는데도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90도 직각인사’와 지하철 출.퇴근 등을 통해 예전 ‘투사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그는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까지는 투쟁하는 정치를 통해 이뤘다면 이제는 넉넉하고, 섬기고, 배려하고, 포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최근 일련의 ‘광폭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최근 청와대와 잇따라 각을 세우는가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에 매일 서민 취향의 글을 올리고 질의.응답을 통해 호흡하면서 서민 이미지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0일에는 한나라당 차명진.김세연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 이승만.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어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법’에 대해 “1천15년 전 고려시대에 생겨 조선총독부와 김일성.김정일도 없애지 못한 도(道)를 없앤다는 법안이 어떻게 나오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이 장관, 김 지사 등 3인의 활발한 정치적 행보에 가려져 있지만,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6.2지방선거 패배로 인한 시련 속에서도 차기 대권을 향한 ‘암중모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6.2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당대표 사퇴 후 지역구 활동과 월드컵 한국 유치를 위한 해외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7일 파라과이에서 남미축구연맹 최고훈장을 받고 귀국했다.

그는 오는 12월2일 월드컵 개최국 선정 때까지는 월드컵 한국 유치활동에 몰입한다는 방침이다. 정 전 대표의 정치재개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가 민주당이 장악,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바뀌면서 자신의 핵심 정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른바 ‘재선 후유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당장 고초를 겪고 있지만, 난관을 극복하고 서울시정을 원만히 이끌 경우 정치적으로 한층 성장하면서 차기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경우 본인이 직접 차기 대선을 겨냥한 행보에 나서기 보다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직접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여권 내에선 강력한 ‘다크호스’인 셈이다.

일각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홍준표 나경원 최고위원 등도 잠룡의 대열로 뛰어들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편 야권도 10.3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정세균 전 대표와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간 ‘3각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11일 전남 광주를 시작으로 27일 경기도까지 시.도당 개편대회를 여는 한편 방송사 토론회도 10차례 정도 추진, ‘흥행몰이’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차기 당대표가 향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대 결과에 따라 ‘빅3’의 운명이 엇갈리면서 당내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