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담화
“최근 일본 정부는 총리 담화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민을 향해, 한국민의 뜻에 반한 식민지배를 반성하고 사죄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합니다.”이명박 대통령은 15일 8·15 경축사에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지난 10일 강제병합 100년 담화를 이렇게 평가했다. 한일 관계의 민감성에 비춰보면 과감하고 적극적인 화답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일관계는 아픈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왔다.”는 말로 간 총리가 담화문의 절반을 ‘한일관계의 미래’에 할애한 데 대해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넘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면서 “이제 양국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의 약속이 수사(修辭)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일본이 여전히 강제병합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징용피해자와 위안부 등에 대한 보상을 외면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 약속이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의미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8-16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