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분의 소통 TED 2011] “무한 매장은 인간 몸과 세상의 소통”

[18분의 소통 TED 2011] “무한 매장은 인간 몸과 세상의 소통”

입력 2011-07-13 00:00
업데이트 2011-07-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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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아티스트’ 재미교포 이재림씨

“재림 리, 정말 특이하던데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란 슬로건 아래 11~12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테드 펠로와 테드 유니버시티 행사에서 최고의 화제는 단연 재미교포 이재림(36)씨였다. 이씨는 이번 행사에 한국계로는 유일하게 강연자로 참가했다. 미국 웨슬리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에 다니고 있는 이씨는 스스로를 “과학 아티스트이자 버섯 애호가”라고 소개했다.

‘무한 매장(埋葬)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그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바이올린 주자인 로버트 굽타와 함께 13일 테드 메인 무대에 오르는 테드 펠로 딱 2명 중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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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테드 펠로’ 행사에서 이재림씨가 자신의 ‘무한 매장(埋葬) 프로젝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테드 펠로’ 행사에서 이재림씨가 자신의 ‘무한 매장(埋葬) 프로젝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어린 시절 불면증이 예술적 영감 원동력

이씨는 일상의 행동을 ‘묻는 것’(매장)으로 승화하는 예술적 영감의 원동력을 ‘불면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수 있을지 상상 가능한 모든 방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엽기적이기까지 한 작업물들을 공개했다. 나무로 만든 굴곡 있는 침대와 몸의 전면을 감싸는 쿠션, 책상 아래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기구 등 그가 만들어낸 독특한 수면 도구들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었다.

“대학에 들어간 후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항상 길게 늘어서 있는 여성 화장실의 줄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같은 고민을 하게 됐어요. 친구들과 남성용 소변기를 여성이 사용하게 하는 방법들도 여러 가지 시도해 봤습니다.”

이씨는 “무한 매장 프로젝트는 섭식과 배변, 분해와 조합 등 인간의 몸과 세상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작업”이라면서 “내가 진행하는 작업들이 낯설고 우스꽝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발한 3차원 증강현실 등 선보여

영국인 건축가 크리스 러플은 중국에 ‘스코틀랜드 성’을 지은 기발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러플은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왜 이런 행동을 했느냐고 물어보지만,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작업을 지켜보거나 전해 들은 사람들이 신선함을 느꼈다면 그것이 성과”라고 말했다.

테드 행사에서 항상 화제를 모으는 첨단 기술 발표자 중에서는 ‘정보기술(IT) 업체’ 레이아를 창업한 마틴 랭스 피츠제럴드가 눈길을 끌었다. 실제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을 소개한 피츠제럴드는 “어떤 지역에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데, 그 건물이 어울릴지에 대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한다면 그것을 가상으로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전제한 후 실제 기술을 선보였다. 농촌 지역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거대한 건물이 그대로 겹쳐 보여지는 장면에 참석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이 밖에 IT 전문잡지 ‘매셔블’의 편집장 애덤 오스트로는 “사람들이 죽은 후에도 웹상에서 잊히지 않고 기억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면서 “언젠가는 웹을 기반으로 실제 죽은 사람을 불러낼 수 있는 기술도 등장할 것”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표했고, 르완다 난민 출신인 연주자 소미는 자신이 이끄는 ‘뉴 아프리카 라이브’ 연주단을 이끌고 무대에 올라 자폐에서 자신을 구해낸 음악의 위대함에 대해 얘기했다.

글 사진 에든버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07-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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