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 도시 꿀벌 신나는 소리…도시 농부 꿈꾸는 소리

“윙” 도시 꿀벌 신나는 소리…도시 농부 꿈꾸는 소리

도준석 기자
도준석 기자
입력 2019-05-02 22:04
업데이트 2019-05-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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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다큐] 도시양봉, 그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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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퇴계로 이비스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옥상 벌집에 꿀과 꽃가루가 저장되어 있다. 꽃가루는 애벌레의 먹이가 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 중구 퇴계로 이비스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옥상 벌집에 꿀과 꽃가루가 저장되어 있다. 꽃가루는 애벌레의 먹이가 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꿀을 채취하는 양봉은 숲이 우거진 산이나 시골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을 비롯한 도시 한복판에서 꿀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도시양봉가다. 자동차 매연이 가득한 도시에서 어떻게 양봉이 가능할지 의아해할 수 있지만 양봉가들은 한결같이 시골의 농약에서 자유로운 도시양봉이 중금속 및 성분 분석 결과가 훨씬 좋게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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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양봉가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핸드픽트 호텔 옥상 양봉장에서 벌집과 벌꿀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시양봉가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핸드픽트 호텔 옥상 양봉장에서 벌집과 벌꿀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시양봉으로 꿀벌의 가치를 알리고 새로운 도시 문화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38)는 “시중에 파는 꿀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채밀해서 열처리로 수분을 증발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꿀의 영양분과 원소들이 파괴되지만 도시양봉은 꿀벌의 날갯짓으로 자연스럽게 수분을 증발시켜 꿀의 영양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가 있다” 며 도시양봉으로 생산된 꿀의 우수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사람이 먼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벌은 쏘지 않는다며 위험성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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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퇴계로 이비스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옥상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그려진 벌집에서 벌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 중구 퇴계로 이비스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옥상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그려진 벌집에서 벌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박 대표가 약 7년 전 도시양봉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고충도 많았다. 말벌의 여왕벌이 알을 낳기 시작하면 영양 보충을 위해 벌통 속에 애벌레, 꿀들을 모두 가져가 텅 빈 벌통을 보며 허탈해하기도 했고 나방이 벌집에 알을 낳아 나방 애벌레가 벌통을 다 먹어치운 적도 있는가 하면 여왕벌이 일벌들을 데리고 분봉(따로 독립해 벌집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어디에 집을 지었는지 알 수가 없어 난감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벌집 제거 등의 신고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소방관들을 위해 벌집 제거를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소외계층에 대상으로 전업 도시양봉가를 양성 과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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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 평생학습관 옥상에서 박진 대표가 수강생들에게 양봉 강의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 평생학습관 옥상에서 박진 대표가 수강생들에게 양봉 강의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점차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된 박 대표는 “꿀벌은 인간들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인간도 사라진다는 말을 했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 채소, 견과류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매년 14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며 꿀벌의 수분 활동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꿀벌은 고온 건조한 기온을 좋아하는데 바로 도시가 벌꿀이 좋아하는 환경이다. 꿀벌의 활동은 도시에 꽃들이 많아지게 하고 곤충과 소형 새들의 유입으로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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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상도동 핸드픽트 호텔 옥상 양봉장에서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가 벌을 순하게 하는 훈연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핸드픽트 호텔 옥상 양봉장에서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가 벌을 순하게 하는 훈연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시도 2012년 시청 옥상에서 5개의 벌통으로 시작한 도시양봉은 6년이 지난 현재 32개소에 285통으로 늘어났다. 도시양봉 민간단체에 벌꿀 규격검사 및 안전성 검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시 소유의 홍보 콘텐츠를 활용해 양봉 제품의 홍보 및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도시양봉이 소중한 이유는 단순한 수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인간이 점령한 자연에 일부를 돌려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벌꿀을 비롯한 많은 동식물들이 인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도시야말로 경제적인 국민소득의 지표를 넘어서는 삶의 수준이 높아지는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019-05-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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