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불맛 품은 해산물 탱탱한 쌀국수와 알싸한 만남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불맛 품은 해산물 탱탱한 쌀국수와 알싸한 만남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6-11-06 17:34
업데이트 2016-11-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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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누들’의 팟타이

찬물에 불려 더 쫄깃한 쌀국수… 살짝 데친 해산물 빠르게 볶아야 제 맛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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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젓가락질에 익숙한 서양인이 제법 있지만 여전히 젓가락질 자체가 낯선 경우가 더 많다. 2007년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이스라엘 영화 ‘누들’은 가정부가 잠시 맡기고 간 6살 어린이에게 여자 승무원 가족이 붙인 별명이다. 가정부는 강제 출국당한 상태였고 6살 어린이는 미리(밀리 아비탈 분) 가족에게 남겨진 상태였다. 이 어린이는 행여 배고플까 봐 미리 가족들이 배달시킨 볶음면을 밤 사이에 다 먹고, 미리 가족들과 국수를 먹는 자리에서 보여 준 젓가락질 솜씨로 ‘누들’이란 별명을 얻는다. 주인공인 미리가 누들(바오치 첸 분)과 의사소통하는 과정은 언어가 아니라 몸짓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누들을 아끼게 된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던가. 누들을 보면서 미리 가족의 얽히고설킨 감정 관계가 풀려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누들이 뛰어난 젓가락질 솜씨를 보인 음식이 팟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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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식 볶음면인 팟타이를 만들 때 쓰는 쌀국수 면은 꼭 불려서 써야 한다. 서울요리학원의 김홍준 강사는 쌀국수를 볶기 전에 한 시간 정도 찬물에 담가 두었다. 찬물에서 불려야 더 쫄깃하단다.

채소와 해산물을 준비한다. 고추는 끝부분을 잘라냈다. 농약을 쓰면 농약이 끝 부분에 모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집에서도 농약이 걱정되면 끝부분을 잘라내라고 조언했다. 양배추는 얇게 썰어야 씹는 맛이 좋다.

●볶을 때 음식 타면 기름 말고 물 부어야

채소 준비가 끝나고 해산물을 다듬었다. 새우의 등 부분에 칼집을 넣었다. 그러면 잘 익고 커 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김 강사는 오징어 대신 갑오징어를 준비했다. 박둘선 교수가 오징어와 어떻게 다르냐고 묻자 김 강사는 오징어보다 더 부드럽다고 답했다. 갑오징어를 잘라서 안쪽에 칼집을 비스듬히 넣어야 열을 가했을 때 꽃이 핀 것처럼 구부러진다. 박 교수는 “촘촘하게 칼집을 넣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해산물은 볶기 전에 살짝 데쳐서 쓰는 것이 좋다. 볶음 요리의 생명은 센 불에서 빨리 볶는 것이기 때문에 해산물이 충분히 익기도 전에 탈 수가 있다. 집에서 볶음 요리를 할 때 타는 것 같으면 식용유를 넣는 경우가 많다. 김 강사는 탄다는 것은 수분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식용유가 아닌 물이나 육수를 넣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기름을 반복해서 넣으면 요리 밑부분에 기름이 모이는 예상치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마른 고추 먼저 볶아야 매운맛 우러나

계란을 풀 때는 불이 약한 상태에서 한다. 반숙할 때보다는 불을 더 쓰는 느낌이다.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 스크램블에그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요리할 때 쉽다.

볶을 때 마른 고추를 먼저 넣는 것은 매운맛을 충분히 우려내기 위해서다. 요즘 인기를 끄는 불맛을 내려면 최대한 센 불에서 볶아 주는 것이 좋다. 캐러멜 향을 내기 위해서 볶을 때 설탕을 조금 넣었는데 코팅 효과도 있다. 설탕이 부담스럽다면 올리고당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팟타이 소스는 시판되는 것을 썼으나 없을 경우 굴소스, 멸치 액젓 등을 이용해서 만들어도 된다.

볶은 면 위에 땅콩 다진 것을 얹어 내놓자 박 교수가 월남고추를 넣어 한 젓가락을 집었다. “많이 매울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라는 김 강사의 말에 박 교수는 “맵지만 맛있다”고 답했다. 월남고추도 많이 대중화됐다.

정리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6-1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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