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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8990원’ 軍 민간조리원, 정말 문제 없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시급 8990원’ 軍 민간조리원, 정말 문제 없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1-10-31 07:52
업데이트 2021-11-0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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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최저임금’도 못 받아…정원 확대 가능할까

軍민간조리원 확대해 급식 질 높인다더니
내년 시급, 최저임금 9160원에 미달 ‘8990원’
호봉체계도 없고 장거리 출퇴근으로 환경 열악

국방부 “식비 합하면 최저임금 넘는다” 해명
그러나 2019년부터 식비 빼도 최저임금 넘겨
“내 아들 끼니 챙기는 분들인데” 처우개선 필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경기 고양시 육군 9사단(백마부대)을 방문한 가운데, 한 병사가 식사를 하고 있다. 2021. 6. 24 국회사진기자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경기 고양시 육군 9사단(백마부대)을 방문한 가운데, 한 병사가 식사를 하고 있다. 2021. 6. 24 국회사진기자단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2주 전 정부가 군 급식 질을 높이기 위해 대거 확충하려고 하는 ‘민간조리원’ 처우 문제를 짚었습니다. 저임금 때문에 중도 퇴사자가 많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내년 국방부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민간조리원의 시간당 급여가 내년 최저임금(9160원)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국방부는 사정이 이런데도 최근 민간조리원으로만 운영하는 병사 식당을 만든다는 계획부터 공개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31일 국회예산정책처와 국방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편성 기준으로 군 민간조리원의 월 급여는 187만 9000원입니다. 시급으로 보면 8990원으로 내년 최저임금보다 170원이 적습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월 191만 4440원, 시간당 9160원입니다.
●“민간조리원 시급, 최저임금보다 ‘170원’ 적다”
물론 국방부가 민간조리원 저임금 문제를 아예 외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각 군은 민간조리원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신규채용해왔는데, 목표 인원보다 부족한 인원이 2018년 14명, 2019년 66명, 지난해 79명, 올해는 299명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긴데 급여는 최저임금에 가깝고 호봉체계가 적용되지 않아 지원자를 모집하기가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방부는 2018년 ‘명절수당’을 만들었습니다. 2019년엔 ‘기타수당’을 새로 반영했습니다. 내년 예산은 민간조리원 임금을 2.1% 높이는 것으로 책정했습니다.
‘부실 급식’ 논란을 부른 한 부대 급식 모습.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부실 급식’ 논란을 부른 한 부대 급식 모습.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그런데도 내년엔 최저임금 미달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1%(440원) 상승했습니다. 민간조리원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적게 올라가 최저임금에 미달된 겁니다.

국방부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습니다. ‘식비’를 포함하면 월 급여가 최저임금을 넘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2019부터 올해까지는 식비를 빼고도 월 급여가 최저임금을 넘었다는 점에서 정부 답변이 궁색하다고 예산정책처는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미 ‘2020년도 결산 심사’에서 “민간조리원 운영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처우개선 방안을 강구하라”고 시정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910명 더 늘려야 하는데 ‘열악한 처우’ 걸림돌
공군 3여단 8978부대 조리병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2021.6.6 국방부 제공
공군 3여단 8978부대 조리병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2021.6.6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현재 2278명인 민간조리원 정원을 내년 3188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내년엔 민간조리원을 910명이나 더 채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민간조리원 중도퇴사자는 2018년 105명, 2019년 103명, 지난해 231명, 올해 8월 말까지 212명이나 됩니다.

민간조리원 정원은 2278명이지만, 실제 인원은 1970명으로 308명이나 부족합니다. 그래서 전국 47개 부대에 민간조리원이 없습니다. 부족한 인원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1200명을 더 뽑아야 하는데,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 급여에 만족할 조리원이 과연 많이 있을까요. 우리 아들, 가족이 먹는 음식을 책임지는 분들입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처우개선에 더 힘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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