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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갈 길 먼 디지털화… 10명 중 4명만 전자주민증 사용

日 갈 길 먼 디지털화… 10명 중 4명만 전자주민증 사용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1-10-21 22:22
업데이트 2021-10-22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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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증 활용 가능에도 마이넘버카드 외면
국민들 “대체 신분증 있고 혜택 크지 않아”
日, 백신 접종 증명서 발급 활용까지 추진

일본판 전자주민등록증인 ‘마이넘버카드’ 발급이 저조하자 일본 정부가 이를 건강보험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호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팩스와 도장으로 상징되는 아날로그 사회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를 꿈꾸는 일본이지만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NHK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마이넘버카드를 건강보험증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당초 지난 3월부터 시행하려고 했지만 보급이 잘 이뤄지지 않자 7개월 늦춰 20일부터 시행한 것이다.

일본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료보험증 대신 마이넘버카드를 이용하게 되면 전용 인터넷 사이트에서 의료비 확인이 가능하며 의료기관도 환자의 동의를 구한 뒤 특정 건강 진단 정보 등을 열람할 수 있다. 마키시마 가렌 디지털담당상은 “질환 이력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마이넘버카드가) 보험증으로서의 영향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사용 첫날부터 실적은 저조했다. NHK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의료기관에서 마이넘버카드 전용 리더기 도입은 7.9%에 불과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도 고토구의 대형 병원을 찾은 결과 100명 이상의 외래 환자가 병원을 찾았지만 마이넘버카드를 건보증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도쿄도 네리마구의 한 약국에서는 2개월 전 마이넘버카드 전용 리더기를 설치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마이넘버카드의 교부율은 지난 1일 기준 38.4%(4867만장)에 불과했다. 2016년부터 발급이 시작됐지만 5년간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일본 국민이 마이넘버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데는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사회 문화도 있지만 혜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 데이터경영연구소의 6월 조사를 보면 마이넘버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신분증이 되는 것은 이 외에도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운전면허증을 신분증으로 많이 사용한다. 또 ‘없어도 생활할 수 있다’ 35%,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되는 서비스가 적다’ 24.9% 순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꼽았다.

급기야 일본 정부는 마이넘버카드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12월 시행을 목표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이넘버카드를 이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가 있는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 마이넘버카드를 스마트폰에 접촉시킨 뒤 미리 설정한 4자리 수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할 계획이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jin@seoul.co.kr
2021-10-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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