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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여행 후 골골… 우주인 ‘세포공장’이 문제였다

달나라 여행 후 골골… 우주인 ‘세포공장’이 문제였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1-25 20:30
업데이트 2020-11-2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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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건강 이상 원인 ‘미토콘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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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내 23개 연구기관과 함께 약 340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렀던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와 지구에 머물렀던 쌍둥이 형 마크 켈리의 신체 변화를 정밀 분석한 ‘NASA 쌍둥이 연구’를 실시했다. 쌍둥이 연구의 목표는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하는 것이다. NASA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내 23개 연구기관과 함께 약 340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렀던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와 지구에 머물렀던 쌍둥이 형 마크 켈리의 신체 변화를 정밀 분석한 ‘NASA 쌍둥이 연구’를 실시했다. 쌍둥이 연구의 목표는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하는 것이다.
NASA 제공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전 9시 27분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한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리질리언스에 탑승한 4명의 우주인은 ISS에 6개월간 머물며 식품 생리학, 유전자 실험, 작물 재배 실험 등을 수행하고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한다. 이번 발사 성공은 ‘민간 우주 수송 시대’의 막을 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은 달, 화성 등 유인 우주탐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적 호기심도 있지만 ‘제2의 지구’를 찾겠다는 실질적 목표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우주를 여행하고 머물 때는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16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곰팡이 ▲미세중력 ▲인적 오류 등 5가지가 우주 시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변화를 겪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항공우주국(NASA) 존스우주센터, NASA 에임스연구센터, 스탠퍼드대, 라이스대, 듀크대 의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등 22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우주인들이 흔히 겪는 근골격계 약화, 면역기능 장애, 심혈관 이상 등의 문제가 미토콘드리아 결함과 이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26일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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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을 실은 ‘팰컨9’ 로켓이 우리 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서울신문DB
미국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을 실은 ‘팰컨9’ 로켓이 우리 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서울신문DB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공장’이나 ‘세포 엔진’이라고 불리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혈액으로 운반된 산소로 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활성산소를 생산하고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발생해 활성산소가 과다 생산되면 체내 대사기능이 떨어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당뇨, 심혈관 질환, 암, 각종 유전질환의 발병 원인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우주인의 생물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동물 실험연구 자료, ‘진랩’(GeneLab) 플랫폼을 포함해 NASA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우주생물학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NASA 자료에는 역대 우주비행사 59명의 각종 생물학적 데이터, 쌍둥이 우주인 프로젝트 결과 등이 포함돼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 결과 우주인의 건강 이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핵심 요인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변이로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인한 인체의 과잉 대사반응이 면역 약화와 각종 신체기관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장기간 우주에 머물다가 귀환한 우주인들에게서 생체주기 이상이 발생하는 것도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은 지금까지 많은 우주생물학 연구에서 주목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생물정보학자인 아프신 베헤시티 NASA 에임스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우주여행과 관련된 건강상 위협 대부분이 미토콘드리아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면서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장애 개선 약물들이 우주인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11-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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