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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곽은 줄줄이 폐업… 수상한 ‘중국의 V자 반등’

베이징 외곽은 줄줄이 폐업… 수상한 ‘중국의 V자 반등’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10-26 17:32
업데이트 2020-10-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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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언론 ‘4.9% 성장’에 의혹 제기

英 가디언 “반등은 맞지만 수치 조작”
일부 “소수점 이하 미세하게 바꿨다”
中발표 통계와 일부 수치 차이 지적도

국내총생산(GDP) 발표 때마다 ‘통계 마사지’ 논란에 시달리는 중국이 이번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뒤에도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일 중국국가통계국이 3분기 성장률을 4.9%로 공개하자 일부 서구 언론에서 “경제 회복 과정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 산업 생산과 자산 투자 등이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중국만 나 홀로 5% 가까이 성장하자 “일부 전문가들이 ‘노련한 손재주가 들어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 ‘V자형’ 반등에 성공한 것은 맞지만 그 수치가 너무 빠르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소비보다는 수출에 의존하는 중국의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저렇게 가파르게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베이징만 해도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감염병 여파로 줄폐업한 상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경제가 좋아졌다”는 중국 당국의 발표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 무역 전문가인 이코노미스트 닉 마로는 가디언에 “중국이 3분기 GDP 성장률을 높이고자 일부 수치들을 섞어서 통계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내수 위주 성장을 뜻하는 ‘쌍순환’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홍보하고자 9월의 일부 나쁜 수치를 4분기 이후로 이월하는 식으로 조정을 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는 “조작의 정도가 심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수치를 손봤다면 이는 경제 회복세가 당초 기대보다 강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 회사 ‘차이나 베이지북’의 레런드 밀러 최고경영자(CEO)도 자체적으로 수집한 자료들을 근거로 중국 정부 통계와 교차검증한 결과 “국가통계국은 올 3분기 고정자산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0.8% 성장했다고 발표했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이 기간에 투자금액이 수조 위안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는 안정과 통제, 점진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면서 “경제성장률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이를 조정해 발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도성장기였던 1990년대까지는 성장률을 일부러 낮춰서 발표했고, 2002년 뒤로는 성장률을 부풀린다는 설명이다. 데이터를 너무 심하게 조작하면 각국의 검증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소수점 이하 수치를 미세하게 바꾼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0-10-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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