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왕국’ 가야 유물 3건 보물 지정… 가야문화권 출토 문화재 6건으로 늘었다

‘철의 왕국’ 가야 유물 3건 보물 지정… 가야문화권 출토 문화재 6건으로 늘었다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9-02-27 15:11
업데이트 2019-0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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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왕국’ 가야의 고유한 공예기술과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 3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4∼5세기 유물인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을 비롯해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가야문화권 출토 문화재는 3건에서 6건으로 늘었다. 가야는 우수한 금속제련 기술과 금속공예 기법을 보유했으나 신라, 백제 유물에 비해 지정문화재 건수가 적은 편이다. 현 정부가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문화재청은 가야 유물을 보물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로 이번에 보물 3건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가야 유물은 국보 제138호 ‘전(傳) 고령 금관 및 장신구 일괄’,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 뿔잔’, 보물 제570호 ‘전(傳) 고령 일괄 유물’이 전부였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반영된 유물에 대한 문화재 지정 신청을 받았고, 이를 통해 총 37건을 지정조사 추진 대상으로 선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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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018호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보물 제2018호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보물 제2018호)은 1978년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에서 나온 5세기 대가야 유물이다.

얇은 동판을 두드려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도금한 것으로, 삼국시대 일반적 금동관 형태인 ‘출(出)’자 형식과 달리 가운데 넓적한 판 위에 X자형의 문양을 점선으로 교차해 새긴 점이 특징이다. 현대적 감각을 보여주는 세련된 문양으로 대가야의 관모(冠帽) 공예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보물 제2019호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보물 제2019호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19호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은 1980∼1982년 부산 복천동 고분에서 출토한 청동제 방울이다.

청동제 방울은 팔두령(八頭領), 쌍두령(雙頭領) 등 고조선 시대 의례에 사용한 유물이 있으나 삼국시대 문화재로는 부산 복천동 청동칠두령이 유일하다고 알려졌다. 4∼5세기 가야 최고 수장급 인물이 사용한 도구로, 청동을 녹여 속이 빈 상태로 본체와 방울을 주조하고 본체의 자루 부분에 나무 손잡이를 끼웠다.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해 공예기술사적으로 매우 뛰어난 자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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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020호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의 보수 흔적.
보물 제2020호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의 보수 흔적.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20호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은 1994∼1995년 복천동 38호분 제5차 발굴조사에서 발견한 4세기 유물이다.

종장판주(縱長板胄·투구), 경갑(頸甲·목가리개), 종장판갑(縱長板甲·갑옷)이 일괄품으로 같이 출토돼 주목받는다. 철제갑옷은 재료의 특성상 부식하기 쉬워 원형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이 유물은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다. 철판을 두드려 가늘고 길게 만들었고 부재에 구멍을 뚫어 가죽으로 연결해 머리나 신체의 굴곡에 맞춰 제작했다. 일부 보수해서 사용한 흔적이 있어 가야 군사의 생생한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고대 갑옷 가운데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 갑옷의 제작 방식을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유물로 의의가 높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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