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최승자 등 여성시인 4인 시집, 새 디자인으로 재출간

한강·최승자 등 여성시인 4인 시집, 새 디자인으로 재출간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0-12-23 14:24
업데이트 2020-12-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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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이 시대의 사랑’ 등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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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의 시집 4권. 왼쪽부터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 고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 한강 작가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이제니 시인의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문학과지성사 제공
문학과지성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의 시집 4권. 왼쪽부터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 고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 한강 작가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이제니 시인의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문학과지성사 제공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을 비롯해 여성 시인 4명의 시집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출간됐다.

문학과지성사는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최승자·허수경·한강·이제니 시인의 시집 1편씩을 주목받는 여성 북디자이너 김동신, 신해옥, 나윤영, 신인아의 디자인을 입혀 새롭게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시집은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1981), 고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1992년), 한강 작가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 이제니 시인의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2019)이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주간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폭넓게 사랑받은 여성 시인들을 선별했다”면서 “표지만 바꾼게 아니라 모바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종이책의 질감을 맛보고 책 읽은 재미를 더하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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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
최승자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시인의 첫 시집인 ‘이 시대의 사랑’은 유신과 군사독재의 억압 속에서,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올린다. 이 시대가 부서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사랑과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언어적 결단이다. 격동의 1980년대를 청춘의 이름으로 관통해온 이들에게 시인 최승자는 처절한 분노로, 치명적인 중독으로, 그리고 가슴 먹먹한 이름으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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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허수경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
고 허수경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2018년 작고한 고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은 세간의 비참과 내면의 허기를 노래해온 시집이다. 일말의 포즈 없이 진정성을 향한 열망으로 씌어진 시편들은 하나같이 버림받다, 아프다, 무너지다 같은 절망적 어사들로 짜여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살아가려는 의지 또한 드러낸다. 시를 읽은 일은 삶의 지속이 곧 상처를 증식시키는 것임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기꺼이 수용하며 나아가는 시적 고행을 조심스레 뒤따라보는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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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문학과지성사 제공
한강 작가
문학과지성사 제공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주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는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이 당선돼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던 작가가 등단 20년 차를 맞은 2013년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중 60편을 추려 묶어낸 시집이다. 부서지는 육체의 통각을 올올이 감각하면서도 쓰고 사는 존재로서 열정에 불을 지피는 시적 화자의 거대한 생명력은 읽는 이에게 무한한 영감과 용기를 북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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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
이제니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
●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에서 이제니 시인은 “어제의 여백을 돌아본다. 상실과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흔적들, 오래 품고 있던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은 시에서 문장들 사이사이 문득 끼어드는 어떤 목소리로 되살아난다. 그 목소리들은 한 개인의 목소리이자 그 개인이 지금껏 겪어온 모든 사람, 헤쳐온 삶의 자취이기도 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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