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과외 3년… “쉽게 풀었습니다 실제 도움되도록”

한의학 과외 3년… “쉽게 풀었습니다 실제 도움되도록”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00: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허준 후손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출간

만화가 허영만(65) 화백은 매주 수요일 밤마다 ‘과외 수업’을 받고 있다. 벌써 3년째다. 한 번에 과외교사 3명을 모시고, 2~3시간씩 공부에 몰두한다. ‘식객’, ‘관상’ 등을 비롯해 작품마다 철저한 사전 취재로 유명한 그가 이번에 매달린 공부는 한의학이다.

이미지 확대
허 화백이 2011년 11월부터 ‘열공’한 첫 결실인 ‘허허 동의보감’(시루)의 1권 ‘죽을래 살래’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지정된 구암 허준의 의학서 ‘동의보감’은 내경편(6권), 외형편(4권), 잡병편(11권), 탕액편(3권), 침구편(1권) 등 총 5개 편, 25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기록물이다. 원전을 가능한 한 훼손하지 않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건강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허허 동의보감’도 총 20권으로 예정돼 있다. 앞으로 한 해에 4권씩 5년 안에 완간할 계획이다.

허 화백은 20일 서울 종로구 재동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만화가를 하는 게 꿈인데 직업병으로 어깨가 자주 아파 건강에 관심이 많았다. ‘식객’ 때 만난 한의사 한 분이 ‘동의보감을 보면 섭생이 건강을 좌우한다’고 얘기한 것을 가슴에 품고 있다가 기회가 닿아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허 화백은 양천 허씨 31대손으로 20대손인 허준의 후손이다. 허 화백은 “동의보감(1610년)이 나온 지 400년이 됐는데 한집안 사람이어서 개인적으로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허허 동의보감’의 ‘허허’는 허준 선생과 허 화백의 작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했다.

동의보감을 다룬 기존의 소설, 드라마, 만화들이 허준의 인물 스토리 위주였던 것과 달리 ‘허허 동의보감’은 전문의학서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를 꾀했다. 허 화백은 “동의보감은 병을 고치기 위한 책이 아니라 병이 나지 않도록 하는 책”이라면서 “독자들이 가능하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입문서 격인 1권에는 병이 아니라 병을 일으키는 근본을 치료하고, 자연의 이치에 맞게 섭생하고 생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한편 허 화백이 직접 전문가와 함께 약초 산행을 다녀온 에피소드도 곁들였다.

허 화백은 “동의보감을 연재하고 있으니 난 무조건 오래 살아야 한다”면서 “과외 교사인 한의사 세 분이 힘 떨어질까봐 열심히 한약을 조달하고 있다”고 웃었다. 적게 먹는 것과 많이 움직이는 것을 건강 비법으로 소개한 허 화백은 “돈과 명예를 내려놓더라도 건강에는 욕심을 부려라”고 조언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2013-08-21 20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