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 폭군인가, 영웅인가

진시황 폭군인가, 영웅인가

입력 2011-09-24 00:00
업데이트 2011-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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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평전】장펑톈 엮음/글항아리 펴냄

중국은 왜 유럽처럼 다양한 민족과 언어와 국가로 나뉘지 않고 전제적이고 획일적인 통일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다양하고 이질적인 민족과 문화가 산재해 있었던 드넓은 유라시아 대륙의 상당 부분이 어떻게 중화제국에 의해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고 굴러올 수 있었을까.

‘진시황 평전’은 이 같은 질문에 적지 않은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진시황 개인에 관한 단순한 전기가 아니다. 격동의 전국시대에 서쪽 변방의 작은 제후국이 어떻게 독립된 나라로 발전했으며 전통적인 강대국들을 꺾고 천하 통일을 이뤘는지, 어떻게 새 시대를 열었는지를 역사서에 근거해 기록했다. 저자는 역사학자인 장펀톈(張分田) 중국 난카이(南開)대학 중국사회사연구센터 교수. 한글판은 중국 런민(人民)출판사 ‘중국역대제왕전기’ 시리즈 중 하나인 ‘진시황전’(秦始皇傳) 2007년판을 완역한 것이다.

저자는 역사 문헌과 연구물들을 근거로 들며 “중국 문명의 틀을 만들었다는 한나라는 진나라의 여러 제도를 계승했다.”(漢承秦制)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진나라의 역사상 지위가 한나라의 원형, 기본 틀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 뒤 2000년 동안 ‘진나라 제도’(秦制)의 기본 원칙과 제도가 중국 역사를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야별로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이와 함께 500년의 춘추전국시대는 진나라의 역사로 수렴되고, 진의 역사는 진시황과 그의 가족사라고 지적하면서 진시황을 비난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질서의 창조자로 자리매김하고 재조명하려 했다. 또 진시황을 사회역사적인 의미를 포함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세계사에서 그는 최초로 진정한 국가와 법의 이론 체계를 현실화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제국을 세운 대표적인 인물이며 춘추전국의 사회적·역사적 변혁을 완성한 주인공이다.”

저자는 진시황을 법제사의 관점에서는 최초로 ‘법치’를 실천한 황제이지만 법가를 중심으로 각종 사상가들을 포용하고 수용한 ‘잡가(雜家)적인 황제’였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그가 추진했던 모든 정책과 사업은 과거 춘추전국시대에 각 제후국에서 시행했던 각종 변법, 즉 주나라를 정통으로 삼는 사상 및 문화적 전통과 각 제후국들이 시도했던 각종 법률, 제도의 개혁을 계승·발전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또 진시황을 영웅과 폭군의 일면을 모두 지닌 야누스적인 인물이었다고 정의하면서도 그의 정치를 폭압으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에는 반대했다. 당시 선진국이었던 초나라, 제나라 등 6국의 연합 전선을 무너뜨리고 통일한 과정과 전략 등 통일을 위한 진시황의 정치·군사·외교 책략도 곁들였다. 4만 8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2011-09-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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