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노래한 뮤지션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

시대를 노래한 뮤지션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

입력 2010-12-04 00:00
업데이트 201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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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논평전 】신현준 지음 리더스하우스 펴냄

‘연대기적으로’만 보자면, 올해는 존 레넌과 비틀스에게 꽤 의미있는 해였다. 50년 전인 1960년 비틀스가 탄생했고, 꼬박 10년을 활동하다 1970년 해체했다.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 ‘렛 잇 비’(Let It Be)가 나온 것도 이 해였다. 비틀스의 핵심 멤버 존 레넌 개인적으로도 탄생 70주년이자, 타계 30주년이다.

올해 부쩍 존 레넌과 관련된 화제가 이어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생일(10월 9일)을 전후해서 사망 10일 전에 찍은 누드사진과 사망 직전 촬영된 그의 사진들이 공개됐고, 그가 생전 발표한 앨범들이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전 세계 음악시장에 뿌려졌다. 그의 어두웠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노웨어 보이’도 국내 개봉(9일)을 앞두고 있다. ‘레논평전’(신현준 지음, 리더스하우스 펴냄)이 나온 것 또한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책은 크로니클 같은 서사구조로 일관한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로 담담하다. 그러나 대중음악 거장들에 대한 오마주에서 흔히 보듯, 거창한 수식어들을 남발하지 않아 외려 편하다. 밖으로 세상의 부조리와 끊임없이 불화하면서, 안으로는 스스로의 위선과 치열하게 싸웠던 아티스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현란한 수사는 되레 짐이 될 뿐이다.

하나의 문화현상, 혹은 신화적 인물이라 할 만큼 존 레넌이 20세기 최고의 뮤지션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고 연주한 것은 아니다. 외려 불편하기 짝이 없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는 게 옳다. 달콤한 사랑 얘기보다는 정치·사회 문제나 내적 성찰 등을 노래하려 애썼고, 그러다 보니 그의 음악에는 급진적인 발언이나 명상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책은 존 레넌이 ‘불편한 메시지’를 들고 서게 된 까닭, 그리고 그와 비틀스가 당시 세상에 팬덤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좇는다.

저자는 책 머리에서 ‘왜 또 다시 존 레넌인가?’라고 묻는다. 단지 시기적 유의성 때문만은 아닐 터. 레넌이 세상에 던진 불편한 메시지들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고 회자된다. 그의 메시지가 ‘쓰지만 달게 먹어야 하는 약’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걸그룹의 현란한 춤이 대중음악의 알파요 오메가인 양 받아들여지는 세태, 정규앨범 제작이 모험처럼 인식되는 왜곡된 대중음악 풍토에서 그의 치열한 음악적 여정을 담은 크로니클이 어떤 변곡점 역할이라도 해줬으면 싶은 거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존 레넌을 갈망한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12-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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