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생존하는 코로나, 중국산 김치론 안 옮아… 마스크 자주 바꾸세요

짧게 생존하는 코로나, 중국산 김치론 안 옮아… 마스크 자주 바꾸세요

박찬구 기자
입력 2020-02-11 17:34
업데이트 2020-02-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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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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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 12일이면 24일째를 맞는다. 방역당국은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두려운 신종 코로나의 정체와 의문점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Q 코로나바이러스란.

A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 표면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한 모양이어서 코로나바이러스란 이름이 붙었다. 이른바 사람 코로나바이러스(human coronavirus·CoV)는 오랫동안 진화하면서 사람에 적응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종간(種間) 장벽을 바로 넘어온 동물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지난 2003년 박쥐에서 사향고양이에게 전파돼 다시 사람으로 넘어온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 2015년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파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가 대표적인 사례다.

Q 신종 코로나의 특징은.

A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지만 박쥐에서 바로 사람에게 온 것인지, 중간 숙주로 다른 야생동물이 있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중간 숙주로 천산갑도 거론되지만 천산갑은 멸종위기종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천산갑과 사람 사이에 또 다른 숙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는 사스와 유전자가 78% 일치하지만 사람 세포에 붙을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가 사스와 다른 부분이 많다. 때문에 사스와는 다른 생물학적 특징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신종 코로나가 사스와 비교해 얼마나 빨리 전파되고 어떤 전파 특성이 있고 임상 증상이 어떠하며 사망률이 어떨지는 여전히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의 경우 사스나 메르스와는 달리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파가 가능하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어 잠복기와 무증상 시기의 감염 확산에 유의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최소 이틀에서 최대 14일, 평균 5.2일 정도로 추정된다.

Q 사람 간 감염은 어떤 경로로 일어나나.

A 정확한 전파 경로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걸로 보면 비말(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과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 환자가 말하거나 기침을 하면 작은 비말 입자가 1~2m까지 튈 수 있다. 이때 비말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바로 들어가거나 책상이나 버스 손잡이 등에 묻어 있다가 다른 사람의 손에 묻어 다시 점막이나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간다. 장갑을 낀 채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를 잡으면 안전하다. 아직 공기전파를 의심할 수 있는 사례 보고는 없다.

Q 주요 증상은.

A 최근 신종 코로나로 인한 초기 폐렴 환자 41명을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발열과 몸살, 기침, 호흡 곤란 등이 주요 증상이다. 폐렴이나 발열이 생기기 전에 감기와 몸살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Q 무증상자도 전파 가능성이 있나.

A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독일로 출장 간 중국인으로부터 뚜렷한 증상이 생기기 2~3일 전부터 접촉한 독일인 2명에게서 2차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부터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이 부분은 사스 또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부분이다.

Q 각막으로도 전염이 될 수 있나.

A 눈의 점막으로도 감염은 가능하다. 하지만 감염자가 다른 사람의 얼굴을 향해 기침을 하고 그로 인해 비말이 직접 눈에 닿는 상황은 흔하지 않다. 특히 감염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면 눈의 점막에 비말이 전파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서로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Q 반려동물도 바이러스를 옮기나.

A 동물마다 호흡기에 존재하는 바이러스 수용체가 다르다.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고 반려동물에게도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쥐에 바이러스를 주입해도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Q 치사율은 어떤가.

A 과거 메르스의 치사율이 사스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사스 환자보다 나이가 더 많고 기저질환이 더 많았다. 신종 코로나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은 현재로선 사스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현재 보고되는 신종 코로나의 사망률은 계절 인플루엔자의 치사율보다 10~20배 정도 높은 2~3% 정도다. 유행이 더 지속되면 중환자실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어 유행이 종료되는 시점의 사망률은 4~5%까지 오를 수도 있다.

Q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은.

A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하는 사람과는 1m 이상 거리를 둔다. 무엇보다 손 위생에 주의한다. 증상이 없는 일반인은 마스크 착용보다 손을 자주 잘 씻는 게 더 중요하다.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효과가 있는 알코올젤을 이용하거나 비누와 물로 자주 손을 씻는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가장 좋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입과 코를 소매나 휴지로 가리며 기침 후에는 휴지를 바로 버리고 손을 깨끗이 한다. 입이나 코를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Q 마스크 사용 방법은.

A 마스크는 일회용으로 쓰고 자주 바꿔 준다. N95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시켜 착용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외과용 마스크와 덴탈 마스크도 비말을 막기에 충분하다.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예방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자주 교환해 사용해야 하고, 마스크를 벗을 때 오염 우려가 있는 앞면에 손이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손이 오염됐을 우려가 있을 때는 우선 손부터 소독해야 한다.

Q 확진환자가 다녀간 의료기관, 식당 등의 장소는 소독 후에는 안전한가.

A 코로나 바이러스는 열과 소독약제로 금방 제거할 수 있다. 적절한 소독 절차를 거쳤다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Q 치료제나 백신 개발 상황은.

A 현재로선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의 치료 약제인 칼레트라가 메르스나 사스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보고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도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점에서 칼레트라를 신종 코로나 감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를 치료하는 많은 의사들이 현재 칼레트라를 쓰고 있다. 다만 약제의 정확한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일부 효과가 있더라도 현재 유행을 종식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Q 면역력 증진과 향균 효과가 있는 김치 등의 음식 섭취가 예방효과가 있을까.

A 감염병 발병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자들이 많기 때문에 유독 특정 음식이 신종 코로나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정 음식 섭취보다는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Q 중국산 김치나 식재료, 식품 택배는 안전할까.

A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세포 안에 살지 않으면 장기간 생존할 수 없다. 중국에서 김치를 제조하고 택배 상자를 포장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됐더라도 최종 운송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특히 신종 코로나는 음식물로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병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송경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2020-02-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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