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가야리 유적서 ‘판축’ 토성 목조 구조물 첫 확인

함안 가야리 유적서 ‘판축’ 토성 목조 구조물 첫 확인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9-10-30 22:18
업데이트 2019-10-3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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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목재 8개 발견…아라가야 왕궁 유적일 가능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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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조사에서 발견한 토성벽 상부 목조 구조물 조성 흔적. 문화재청 제공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조사에서 발견한 토성벽 상부 목조 구조물 조성 흔적.
문화재청 제공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조사에서 판자를 양쪽에 대고 그 사이에 흙을 단단하게 다져 쌓는 건축방식인 ‘판축’ 토성을 축조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목조 구조물과 이를 사용한 축성기술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가야리 유적이 아라가야의 왕궁이었을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함안 가야리 유적(사적 제554호) 발굴 조사에서 5세기 말∼6세기 초 조성한 것으로 짐작하는 토성벽에서 지름 10∼15㎝, 길이 약 4.8m인 목재 8개가 60∼80㎝ 간격으로 설치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30일 밝혔다. 성벽을 가로질러 놓은 이 횡장목은 길이가 약 6m에 이르는 중심 지지물인 토루의 약 60∼70㎝ 깊이에 있다. 토루 내외곽에 횡장목과 유사한 간격으로 열을 지어 박은 나무기둥인 영정주 흔적도 나왔다.

연구소는 또 중심 토루에서 성토방법이 확연하게 차이 나는 축조구분선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성벽을 구간별로 나눠 축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축조구분선 바로 서편에 점성이 높고 고운 점질토를 달고라는 기구로 두드려 다진 지름 8~10㎝ 흔적도 나왔다.

토성 규모는 현재 조사구역 내에 한정 지었을 때 전체 높이 약 8.5m, 폭 20m 내외다. 이 일대는 1587년 제작한 조선시대 읍지 ‘함주지’와 일제강점기 고적조사보고를 통해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추정했던 곳으로, 지금까지 실질적인 발굴 조사를 하지 않아 실체 확인이 어려웠다. 연구소 측은 “함안 가야리가 최근 사적으로 지정되고, 이번에 의미 있는 발굴 결과까지 나온 만큼 기초조사와 중장기 발굴조사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10-3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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