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고려청자의 기원’ 항아리 국보 된다

천년의 숨결…‘고려청자의 기원’ 항아리 국보 된다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9-02-26 17:46
업데이트 2019-02-2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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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왕실 제기 ‘청자 순화4년명’…군위 인각사 공양구 등은 보물로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 문화재청 제공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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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 바닥. 바닥에 ´순화 4년 계사년 태묘 제1실 향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제공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 바닥. 바닥에 ´순화 4년 계사년 태묘 제1실 향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제공
고려청자의 기원이라고 알려진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청자 제작의 시원이라 일컬어지는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1963년 1월 보물로 지정된 이 항아리는 고려 태조를 비롯한 선대 임금들의 제사를 위해 건립한 태묘(太廟)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된 왕실 제기(祭器)다. 항아리 밑바닥 면에 ‘순화사년 계사 태묘제일실 향기 장최길회 조’(淳化四年 癸巳 太廟第一室 享器 匠崔吉會 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순화’는 북송(北宋) 태종의 네 번째 연호이며 ‘4년 계사’는 993년, ‘향기’는 제사용 그릇을 가리킨다. ‘993년 태조 제1실 향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의미다. 1910년쯤 세상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이 항아리의 발굴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소장가들을 거쳐 이화여대 박물관이 1957년에 구매했다.

항아리는 높이 35.2㎝에 문양이 없는 긴 형태로 입구가 넓고 곧게 섰으며 몸체는 어깨 부분이 넓은 유선형이다. 표면에 작은 기포와 유약이 굳으면서 생긴 미세한 금이 있으나 바탕흙인 태토(胎土)의 품질이 뛰어나다. 초기 청자 가운데 드문 대형 항아리로, 그 형태가 비슷한 사례가 없다. 특히 바닥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제작 시기와 용도, 사용처, 제작자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청자를 대표하는 편년 자료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한편 일연이 삼국유사를 완성한 사찰로 알려진 경북 군위 인각사의 건물터 동쪽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에서 발견된 금속공예품 및 청자 18점으로 구성된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과 원나라 유인초(劉仁初)가 당시 과거 시험의 합격 답안을 주제별로 분류해 1341년 새로 편집해 고려·조선시대 금속활자로 찍은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은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9-02-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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