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벽화 닮은 여인들의 행렬도 日돗토리현서 발견

고구려 벽화 닮은 여인들의 행렬도 日돗토리현서 발견

이석우 기자
입력 2016-12-16 22:42
업데이트 2016-12-17 00: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972년 이후 두 번째 “고구려 영향 증거”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여인 행렬도가 일본 돗토리현에서 발견됐다. 돗토리현 매장문화재센터는 돗토리시 ‘아오야요코기’(靑谷橫木)에서 먹으로 그린 여자 군상의 나무 널판 그림인 이타에(板繪)를 발견해 공개했다고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이미지 확대
일본 돗토리현에서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행렬 그림이 지난 15일 공개됐다. 돗토리현 아오야요코기 유적지에서 발견된 나무판들을 모아 적외선카메라를 통해 복원한 그림. 돗토리현 매장문화재센터 웹사이트 캡처
일본 돗토리현에서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행렬 그림이 지난 15일 공개됐다. 돗토리현 아오야요코기 유적지에서 발견된 나무판들을 모아 적외선카메라를 통해 복원한 그림.
돗토리현 매장문화재센터 웹사이트 캡처
널판은 길이 70㎝, 폭 15㎝로, 여성 6명이 줄지어 걷고 있는 그림이다. 그림은 7~8세기 것으로, 널판 위 부분에는 구멍이 있어 무덤 벽 등에 걸어 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문화재센터는 이를 한반도나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고 문화의 확산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료로서 주목하면서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를 확인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인 행렬도가 일본에서 발견된 것은 두 번째로, 1972년 나라현 다카마쓰총고분의 고분벽화 이후 처음이다.

돗토리현 매장문화재센터는 복장이나 머리 모양, 소지품 등으로 볼 때 5명은 지체가 높은 여성이고, 나머지 한 명은 시녀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오른쪽에서 세 번째 여성은 다카마쓰총고분 벽화에 그려진 여자 군상과 같은 세로줄 무늬의 복장이었다고 밝혔다. 또 오른쪽에서 두 번째 인물은 머리를 묶어 틀어 올린 모습이라고 전했다.

니시타니 다다시 규슈대 명예교수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출토된 여성 군상 그림은 수산리고분 벽화와 공통점이 많고 고구려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동해 지역에는 고구려 멸망과 함께 이주해 온 사람이 정착한 것으로 생각되는 장소도 있어 그 자손들이 그린 게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12-17 8면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