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는 법고창신의 천재”…간송미술관 ‘추사정화展’>

<”추사는 법고창신의 천재”…간송미술관 ‘추사정화展’>

입력 2014-10-06 00:00
업데이트 2014-10-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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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간송 소장품’의 첫 외부 나들이를 준비하느라 봄 전시를 건너뛰었던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가을 전시로 다시금 빗장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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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오는 12∼26일 가을 전시 ’추사정화전’(秋史精華展)을 열고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대표 글씨와 그림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사진은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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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오는 12∼26일 가을 전시 ’추사정화전’(秋史精華展)을 열고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대표 글씨와 그림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사진은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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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전시서 선보이는 추사의 작품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오는 12∼26일 가을 전시 ’추사정화전’(秋史精華展)을 열고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대표 글씨와 그림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사진은 추사의 작품.
간송미술관 제공
간송미술관에서 오는 12∼26일 선보이는 가을 전시 ‘추사정화전’(秋史精華展)은 한 마디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정수만 꼽은” 전시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은 6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추사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라며 “각 나이 때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엄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6∼7세 때 예술적 천재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던 추사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추사체’는 사실 그의 말년에 완성됐다.

추사는 중국의 서도사(書道史)를 관통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방식으로 평생에 걸쳐 추사체를 완성했다.

우선 스승인 청나라 옹방강(翁方綱·1733∼1818)의 서체를 익힌 추사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 명의 동기창·문징명, 원의 조맹부, 송의 황정견·소식, 당의 안진경·우세남·구양순, 동진 왕희지 등을 차례로 익혔다.

심지어 전한(前漢) 시대의 고예(古隸)체가 남은 후한(後漢) 초기 비석 등을 통해 몇자 남지 않은 고예체를 유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일 잘 나가던” 30대에는 옹방강의 영향을 받아 서체가 다소 중후한 맛을 보인다면 중국 서도사를 익힌 50대 때의 서체는 “상당히 날카롭고 칼날 같은 느낌”이 있다.

이후 제주도 귀양살이 시절을 겪으며 예술 수련에 매진한 추사는 고예체를 바탕으로 전서와 팔분예서(八分隸書)의 필체를 융합해 ‘추사체’를 완성하게 된다.

최 소장은 “추사는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창조하는 데에 있어 천재”라며 “옛날 것에서 벗어난 것이 없는데도 옛것 그대로인 것도 없는 것이 바로 추사체”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추사가 옹방강의 원만·중후한 행서체의 영향을 받은 37세에 쓴 글씨를 비롯해 옹방강의 제자인 오숭량(吳嵩梁·1766∼1834)의 요청으로 40세에 쓴 제화시(題畵詩), 50세의 대표작 ‘명선’(茗禪) 등을 선보인다.

추사가 제주도에 귀양가서 “작심하고 쓴 글”인 ‘서원교필결후’(書員嶠筆訣後)와 서첩 앞뒷면에 붙어 있는 그림도 함께 소개된다.

추사는 특히 ‘서원교필결후’에서 원교(員嶠) 이광사(李匡師·1705∼1777)가 쓴 서예강의록인 ‘원교필결’(員嶠筆訣)에 대해 “(붓 쓰는 법을) 자세하게 분석한 것 같으나 가장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추사는 68세를 전후한 시기에 남긴 ‘계산무진’(谿山無盡)에서 높고 넓은 복잡한 글자(谿)와 낮고 단순한 글자(山), 가로획과 점이 중첩하는 높고 넓은 글자 2개(無·盡)를 가로·세로로 연결해 배치하는 뛰어난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추사체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 횡액의 대표작이다.

최 소장은 “추사체는 역대 서체의 응집이자 완결된 서체”라며 “이론에 입각해 예술성을 발휘한 서체로, 추사가 아니고는 결코 써낼 수 없는 서체”라고 평했다.

전시에는 추사가 즐겨 그렸으면서 또한 가장 어렵게 생각했던 난초 그림도 함께 선보인다.

추사 난법(蘭法)의 요체를 보여주는 대표작인 ‘적설만산’(積雪滿山) 등이 소개된다. ‘적설만산’은 ‘난맹첩’(蘭盟帖)에 포함된 그림으로, 난을 잔디처럼 짧게 그려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춘란의 강인한 기상을 표출하고 있다.

최 소장은 “추사야말로 한류의 일등공신”이라며 “현대에서도 동아시아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의 핵심은 추사”라고 강조했다.

봄·가을 전시마다 관람객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은 간송미술관의 트레이드마크지만 올해는 이런 풍경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 같다.

간송미술관이 관람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하루 500명씩 예약제로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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