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까치도 배 곯는 ‘불우이웃’에 먹이 나누는 친사회적 행동

물까치도 배 곯는 ‘불우이웃’에 먹이 나누는 친사회적 행동

입력 2020-10-10 12:15
업데이트 2020-10-1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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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넘어 조류로 확대…동료 처지 공감·동정심인지는 추가 실험 필요

물까치  [J. Patrick Fischer/위키미이더 제공]/연합뉴스
물까치
[J. Patrick Fischer/위키미이더 제공]/연합뉴스
남을 돕는 행위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깨진 지 오래다. 영장류를 비롯해 일부 포유류가 인간과 비슷한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데, 조류도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생물학자 요르그 마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물까치(Cyanopica cyana)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배를 곯는 동료에게 먹이를 나눠주는 습성을 파악해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물까치는 가족애가 강하고 공동육아를 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조류의 친사회적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물까치가 좋아하는 애벌레인 거저리(meal worm)를 주고 여러가지 상황을 만들어 철망으로 분리된 다른 동료와 먹이를 나누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물까치가 동료와 먹이를 나누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은 상대방이 먹이가 있건 없건 무조건 나누지만, 암컷 물까치는 먹이가 없어 배를 곯는 동료에게만 먹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물까치가 암컷과 달리 동료의 먹이 상태와 관계없이 거저리를 나눠주는 것은 ‘관대한 나를 보라’는 식의 과시성 행동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물까치가 상대방이 구걸할 때 먹이를 주는 경향이 더 강하지만 구걸하지 않더라도 배고픈 동료에게 먹이를 나눠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물까치가 동료의 구걸 행위가 없어도 동료의 어려운 처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마센 교수는 “물까치들이 결정할 때 동료의 관점을 포함하는 것 같다”면서 “심지어 우리가 동정심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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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까치 대상 실험 상황 [사이언티픽 리포츠 논문 캡처]/연합뉴스
물까치 대상 실험 상황
[사이언티픽 리포츠 논문 캡처]/연합뉴스
연구팀은 물까치가 인간처럼 친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과 같은 동기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실험 결과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료의 배곯는 처지에 공감하고 동점심에서 먹이를 나눠줬을 수 있다는 것인데, 조류가 진짜 공감 능력과 동점심을 보이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도 인정했다.

연구팀은 또 새끼를 함께 돌보는 협력적 양육이 서로를 돕는 경향을 강하게 한다는 것이 이전 동물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는데, “물까치 실험에서도 이런 점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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