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유인한 남녀 9명 연쇄살해 日살인마 사형 선고

트위터로 유인한 남녀 9명 연쇄살해 日살인마 사형 선고

김태균 기자
입력 2020-12-15 17:40
업데이트 2020-12-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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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연쇄 살인범 시라이시 다카히로(30). TBS 방송화면 캡처
일본의 연쇄 살인범 시라이시 다카히로(30). TBS 방송화면 캡처
트위터를 통해 유인한 10~20대 남녀 9명을 잔혹하게 살해했던 일본의 ‘트위터 살인마’에 대해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일본 도쿄지방법원 다치카와지원은 15일 살인, 강도,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연쇄 살인범 시라이시 다카히로(30)에 대해 당초 검찰 구형대로 사형을 선고했다.

시라이시는 가나가와현 자마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2017년 8월 하순~10월 하순 8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 등 9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라이시는 트위터를 통해 “죽고 싶다”는 사람들을 유인했으며 이 때문에 ‘트위터 살인마’로 불렸다. 지난 10월 공판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시라이시는 자살을 고민하는 여성을 범행 표적으로 삼아 그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목적으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트위터에 삶에 대해 비관적인 내용을 올린 사람들에게 “함께 죽자”는 메시지를 보내 이에 응한 사람들을 도쿄에서 40㎞ 떨어진 자기 아파트로 유인했다. 이런 식으로 찾아온 여성 8명을 모두 성폭행하고 밧줄로 목졸라 살해했다.

피해자는 10대와 20대 여성 각각 4명과 20대 남성 1명이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당시 15세였다. 유일한 남성 피해자는 실종된 여자친구를 찾으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이번 공판의 최대 쟁점은 트위터상에서 자살에 대한 충동을 나타낸 피해자가 ‘시라이시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을 허락했느냐’ 여부에 맞춰졌다. 검찰 측은 중도에 자살 의사를 철회한 사람이 있었고, 피해자 전원이 살해될 당시 시라이시에게 저항을 했다는 점을 들어 “죽기를 거부한 상태에서 살해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피해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죽음을 바란다”는 뜻을 표시했고, 실제로 자신들의 죽음에 대해 시라이시와 구체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는 점을 내세워 형량 감경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피해자들이 살해를 승낙하지 않았다는 검찰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개월간 9명의 젊은 목숨을 앗아간 피고인의 전대미문 엽기범행은 죽음으로도 갚을 수 없을 만큼 죄가 무겁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변호인 측은 피해자들이 살해에 동의한 만큼 ‘승낙살인죄’를 적용해 극형은 피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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