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던 아베 총리, 중의원 해산 후 ‘비장한 표정’

여유 있던 아베 총리, 중의원 해산 후 ‘비장한 표정’

입력 2014-11-21 00:00
업데이트 2014-11-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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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 본회의 개시 12분 만에 만세삼창으로 해산절차 종료

”반자이(’만세’의 일본어), 반자이, 반자이…”

일본 현행 헌법 아래에서 23번째로 기록된 21일 중의원(하원) 해산 절차는 본회의 개시 약 12분 만에 의원들의 만세 삼창과 함께 마무리됐다.

오후 1시2분께,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중의원 의장 주재 하에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국회의사당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해산을 위한 본회의가 시작됐다.

해산 결정을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회의 개시에 앞서 본회의장 의원석 마지막 줄(의장석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줄) 자신의 자리에 착석했다.

팔짱을 낀 채 미소를 보이며 여당 의원들의 인사를 받았고, 양옆에 앉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 담당상,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과 여유 있게 담소를 나눴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3건의 법안 의결이 이뤄졌고, 법안 표결에 불참했던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1시10분께 회의장으로 들어오면서 해산 절차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먼저 가와치 다카시(河內隆) 내각 총무관이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아베 총리의 서명이 들어간 해산 조서(詔書)를 의사당 내 응접실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전달했다. 이어 조서는 무코오노 신지(向大野新治) 중의원 사무총장의 손을 거쳐 낭독자인 이부키 의장에게 전해졌다.

오후 1시14분께, 이부키 의장이 “일본국 헌법 제7조에 의해 중의원을 해산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조서 낭독이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여당 의원들은 기립해 만세를 외쳤다.

이부키 의장은 ‘한 박자 빠른’ 만세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일시와 조서 작성자인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까지 마저 다 읽은 뒤 멋적은 표정으로 “만세는 이제부터 해주세요”라고 말했고, 의원들은 다시 ‘정식’으로 만세 삼창을 했다. 이때 적지 않은 야당 의원들이 만세를 하지 않았다.

중의원 해산 때, 의원직을 잃게 된 현장의 의원들이 만세 삼창을 하는 ‘이상한’ 풍경은 일본 정치의 오랜 전통이다.

만세 삼창 전통은 1800년대 후반 메이지(明治)시대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의미는 명확치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포자기의 뜻이다”, “국회의 내각에 대한 항복의 뜻이다”, “일왕 만세라는 뜻이다”, “선거를 향한 결의의 표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만세 삼창과 함께 해산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자 아베 총리는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옆에 앉은 이시바 지방창생상과 악수를 했다. 이 때 아베 총리는 회의 시작 전의 여유있던 표정과 달리 비장한 표정이었다.

또 교도통신이 찍은 만세 삼창 당시의 사진들에서도 아베 총리는 손을 들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전방을 응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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