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맥스 “인종차별 묘사” 콘텐츠 삭제
군부대 명칭·미시시피주 깃발 변경 추진노예제 고수 주장 남부연합군 동상 철거
‘노예상’ 로버트 밀리건 동상 철거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세계 역사에서 인종차별과 관련된 인물을 기리는 상징물들이 연이어 수난을 당하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클랜드 박물관 옆에 있던 18세기 노예상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이 철거되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군에서 청산 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인종차별적 인물의 이름이 들어간 기지 명칭 변경을 위한 논의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는 남부연합군에서 영웅 대우를 받는 로버트 리 남부연합군 사령관 등의 이름을 딴 육군 기지가 10개 있다.
앞서 지난 5일 미 해병대는 남부연합기 문양이 들어간 의복, 컵, 자동차 스티커 등의 사용을 공식 금지했다. 백인 노동자들이 즐기는 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도 남부연합기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시 허밍공원에 있던 남부연합군인 동상도 9일 철거됐다. 공원 옆 시청 앞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 몇 시간 전에 동상 철거가 이뤄진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레니 커리 시장은 “남부연합 기념비는 사라졌다. 다른 것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의회를 중심으로 남부연합기 문양이 들어 있는 주 깃발을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세워진 리 장군의 기마상도 철거 대상이다. 랠프 노덤 주지사의 철거 명령에 한 주민이 “1891년 기마상 설립 당시 애정을 갖고 보호하겠다는 약속과 다르다”며 소송을 내자 법원이 이를 열흘 시한부로 주민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0-06-11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