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박물관 49캐럿 다이아몬드도 도둑 맞아, 석연치 않은 점 투성이

드레스덴 박물관 49캐럿 다이아몬드도 도둑 맞아, 석연치 않은 점 투성이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1-28 05:41
수정 2019-11-28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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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류 절도 사건이 발생한 독일 드레스덴의 보석박물관 ‘그뤼네 게뵐베’ 앞에 범죄 현장 표식이 들어선 가운데 현지 방송 중계진이 촬영에 임하고 있다. 드레스덴 AFP 연합뉴스
보석류 절도 사건이 발생한 독일 드레스덴의 보석박물관 ‘그뤼네 게뵐베’ 앞에 범죄 현장 표식이 들어선 가운데 현지 방송 중계진이 촬영에 임하고 있다.
드레스덴 AFP 연합뉴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의 보석 박물관에서 발생한 보석류 절도 사건은 석연치 않은 점 투성이다.

애초에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은 유럽은 물론 세계 최고의 보석류 컬렉션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49캐럿 짜리 다이아몬드가 미국 뉴욕 순회 전시를 떠나 화를 면했다고 밝혔는데 하룻만에 이를 뒤집어 도난 물품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27일 전했다. 문제의 다이아몬드는 1728년 작센왕국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가 구입한 것으로 전문가들로부터 1200만 달러(141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도난당한 보석 공예품에는 상당한 다이아몬드 등 보석이 장식으로 사용됐다. 9개의 대형 다이아몬드와 770개의 소형 다이아몬드가 사용된 검 공예품도 도난당했다. 일간 빌트는 이번에 도난당한 보석 공예품 가격이 최대 1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뤼네 게뵐베’는 아우구스트 1세가 드레스덴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츠빙거 궁전을 짓고, 서관 1층에 마련한 전시 공간이다. 아우구스트 1세 등 작센 선제후들이 수집한 보물들이 전시돼 있다.

절도범 둘이 창문을 깨부수고 박물관에 진입해 도끼로 전시함을 여러 차례 내리쳐 깨부순 뒤 보물을 들고 밖에 세워둔 차량을 이용해 달아났는데 경비원들은 상해를 입을까봐 경찰이 충돌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어이없는 정황이 공개됐다. 처음에는 근처 변전시설에 일어난 화재 때문에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보가 울렸던 것으로 정정됐다. 경찰은 박물관 밖에 공범 2명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넷으로 추정했다.

이 박물관의 보안에만 연간 800만 유로(103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정작 박물관은 이들 소장품에 대한 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야후! 파이넌스 등이 전했다. 보험을 들지 않은 이유로 지방정부의 예산이 부족해 보험금을 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는 이유를 댔다.

박물관은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어떤 물품을 도둑맞았는지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경찰 역시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워낙 알려진 보석류라 처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도둑들이 이 귀중한 보석류를 파괴하는 선택에 내몰릴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난 사건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예술품 도난 사건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허술한 보안 문제로도 최고가 아닌가 싶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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