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장관들, 올랑드 대통령 지원사격 나섰다가 ‘역풍’

프랑스 장관들, 올랑드 대통령 지원사격 나섰다가 ‘역풍’

입력 2016-04-26 16:23
업데이트 2016-04-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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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내각이 바닥을 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지원 사격에 나섰다가 오히려 조롱을 사는 역풍을 맞았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내각 절반에 달하는 장관들은 전날 파리 데카르트대 의대 강당에 모여들었다.

스테판 르 폴 농업 장관이 지휘한 이날 행사는 올랑드 대통령 지지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장관들은 “이봐요 좌파!‘(He oh la gauche!)라는 구호 아래 섰다.

올랑드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은 중도좌파 정당이다.

르 폴 장관은 무대에서 ”우리는 말한다 ’이봐, 좌파! 이제 깨어나 우리의 성과에 대해 말할 시간“이라며 ”우리가 한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가운데 올랑드 대통령 지지율이 14%까지 내려갔고 사회당원 상당수가 올랑드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지원군이 위기를 돌파하려 나선 것이다.

그러나 장관들이 한데 모여 대통령을 지원하려 때아닌 좌우 대립 구도를 조성한 것이나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프랑스 경제 탓에 집권 사회당 정부의 인기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부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려 시도한 것은 언론의 조롱을 샀다.

르몽드는 1면에 혼수상태에 빠진 올랑드 대통령을 의사들이 돌보는 가운데 르 폴 장관이 ”일어나 걸어보세요“라고 지시하는 만평을 실어 이번 행사를 조롱했다.

르피가로는 ”이봐요 좌파! 올랑드 살리기 작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르 폴 장관이 최근 언론에서 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발언이 유행어가 됐다면서 실제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이 맞는지 되묻기도 했다.

게다가 ‘에 오’라는 이 구호는 동화 ‘백설공주’에서 난쟁이들의 노래나 뱃사람들의 외침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에서 오히려 놀림감이 됐다.

”아예 ‘울랄라(Oh-la-la·어이쿠)’라고 하지 그러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촌평도 나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내각조차 분열 조짐을 보였다.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관 중 하나인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은 최근 대선 주자로 부상하는 듯한 분위기가 확산한 가운데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

마뉘엘 발스 총리 역시 지방 일정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내년 대선을 노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그들(사회당)이 점점 절박해지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야당 공화당은 ”이봐, 정부“(He oh, le gouvernement)라는 슬로건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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