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속철사고 2000년대 유럽최악…과속질주 논란

스페인 고속철사고 2000년대 유럽최악…과속질주 논란

입력 2013-07-25 00:00
업데이트 2013-07-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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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제한속도 시속 80km 구간서 180∼220km 질주”

스페인 북서부 갈라시아 지역에서 24일(현지시간) 발생한 고속열차 탈선사고는 과속 운행이 부른 인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페인 국영철도(Renfe)는 블랙박스 분석이 끝날 때까지 사고원인을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언론들은 잇따라 과속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일간지 엘문도는 이날 ‘치명적 과속’(Deadly High Speed) 제하 머리기사에서 사고 열차가 제한속도 시속 80km 구간을 220km로 달리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엘파이스 신문도 열차가 커브길에서 제한속도의 두 배에 이르는 시속 180km로 주행하다 사고가 났다고 익명의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국영철도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사고를 낸 열차의 최대 시속은 250km로, 스페인의 대표 고속열차인 AVE보다는 다소 느린 부속 기종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첫 고속열차이기도 한 AVE는 1992년 개통 이래 수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전국 2천515km 구간을 운행한다. 세계에서 3번째로 긴 구간을 달리는 AVE의 최대 시속은 310km이며, 부속 기종으로는 Alvia와 Avant 등이 있다.

이날 수도 마드리드를 출발, 북서부 페롤로 가던 고속철이 페롤에서 95km가량 떨어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시(市) 중앙역 인근에서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 42분께 탈선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77명이 숨지고 14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1972년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일반열차가 탈선해 77명이 숨진 이래 40여 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열차사고다.

유럽에서 일어난 고속열차 탈선 사고 중에는 1998년 독일 북부에서 도시간고속열차(ICE)가 탈선해 9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한 사고가 최대 규모로 남아있다.

이번 사고는 기독교 축일인 ‘성 야고보의 날’(St. James’ Day·7월 25일)을 하루 앞두고 발생해 관광객들의 피해 여부도 주목된다.

사고가 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인구 10만의 소도시지만, 유명 기독교 성지 순례길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종착역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매년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신도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야고보가 복음 전파를 위해 걸은 천 년 이상 된 순례길을 따라 그의 무덤이 있다고 알려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찾는다.

스페인 정부와 국영철도는 정확한 사고 원인과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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