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65개국 제조업체 中서 최다 수입…아이폰·자동차·제약업 등 큰 타격 우려
홍콩의 시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본토와의 접경 지역을 전면 봉쇄할 것을 요구하며 3일(현지시간)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2.3.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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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일 중국 내 모든 사무실과 소매점을 오는 9일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화물과 여객 운항이 최소 두 달간 중단되면서, 애플뿐 아니라 제조업과 제약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WP 분석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을 비롯해 자동차 ‘빅3’(포드, 제너럴모터스, 크라이슬라) 등과 이들에게 부품을 대는 미국 협력업체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부자재,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GE는 중국 공장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스캐너, 초음파·X선 기계, 유전 펌프, 항공기 엔진 부품 등 부품을 조달한다.
프린스턴제약은 고혈압, 알츠하이머, 우울증 치료제 성분을 중국 성분에 의존하고 있다. 노버스제약은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승인한 자사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의 유일한 공급처가 중국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업체는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재료나 부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엔진 부품 등 제조업체 데이코는 새로운 공급업체를 선정해 고객 기업에 승인을 받기까지 2년이 걸릴 거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킨지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33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동시에 미국을 포함한 65개국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존속을 위협받을 정도의 상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수출 제조업체들은 지난해까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대형 악재에 시달렸고, 최근엔 해외 주문 급감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백악관 경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로 인해 1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약 0.2% 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20-02-04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