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서 방광 막힌 어르신 소변 800㎖ 37분간 입으로 불어 빼낸 의사

기내서 방광 막힌 어르신 소변 800㎖ 37분간 입으로 불어 빼낸 의사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1-24 17:29
업데이트 2019-11-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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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의사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광저우를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국 남방항공 여객기 안에서 어르신 승객의 방광에 차오른 소변을 입으로 불어 빼냈다. 37분 동안 호스를 불어 700~800㎖를 빼냈다고 미국 잡지 피플 등이 23일 전했다.

광저우성 지난 대학 제1 부속병원의 장홍 박사는 CZ 399 편에 탑승했다가 뉴욕 도착 6시간을 앞두고 어르신이 방광이 막혀 고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승무원들에게 호출됐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전했다.

장홍 의사는 이 어르신에게 다가갔을 때 배에 복수가 차올라 팽팽해진 가운데 땀을 비오듯 쏟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환자가 이전에도 전립선 비대증을 앓았다고 얘기했다. 장 박사는 곧바로 폐색증을 의심했다며 “응급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는 쇼크를 일으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이 비행기 뒤편으로 환자를 옮겨 누인 뒤 담요로 가려주자 그는 기내에 있던 하이난 지방인민병원의 샤오쟌샹 의사와 함께 산소 마스크에 달린 플라스틱 호스, 우유통, 테이프 등으로 임시 도뇨관(導尿管, 카테터·catheter)을 뚝딱 만들었다. 하지만 기내 구급킷에 들어 있던 주삿바늘이 너무 작아 소변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자 경험 많은 장홍 박사는 직접 입으로 불어 소변을 빨아 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입안에 소변을 한가득 모았다가 포도주 빈병이나 음료수 컵에 덜어내는 동작을 반복했다. 장 박사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자는 처치 뒤 30분 정도 바닥에 계속 누워 있었으며 착륙 뒤에는 다른 의사의 검진을 받았다.

지난 7월에도 카타르 도하를 출발해 베이루트로 향해 레바논의 미들이스트 항공 ME 435 편이 이라크 영공에 진입한 직후 필리핀 승객이 딸을 화장실에서 분만하는 바람에 여객기가 쿠웨이트로 회항한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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