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법원, 먹거리로 장난 친 식당 주인에 “1446년형” 선고한 뒤

태국 법원, 먹거리로 장난 친 식당 주인에 “1446년형” 선고한 뒤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6-11 15:39
업데이트 2020-06-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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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농락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446년형을 선고 받고 나중에 절반인 723년형으로 감형 받은 태국 방콕의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 주인 둘 중 한 명이 홈페이지에 올린 광고 사진이다. 타이PBS월드 닷컴 캡처
손님을 농락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446년형을 선고 받고 나중에 절반인 723년형으로 감형 받은 태국 방콕의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 주인 둘 중 한 명이 홈페이지에 올린 광고 사진이다.
타이PBS월드 닷컴 캡처
태국에서 먹을 거리로 손님들을 농락한 식당 주인들에게 1446년형이란 놀라운 중형이 선고됐다.

11일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태국 형사법원은 전날 방콕의 유명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 라엠게이트 주인 둘이 723명의 고객들을 속인 것이 인정된다며 소비자보호법, 컴퓨터범죄법, 형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 1446년형을 선고했다. 손님 한 명당 2년씩으로 계산한 것이다. 체인점 본사인 라엠게이트 인피니트에는 180만 바트(약 6944만원)의 벌금을 물렸고, 두 업주와 회사가 연대해 250만 바트(약 9645만원)를 고객들에게 변상하라고 판결했다. 물론 1446년형이란 어마무시한 중형은 음식업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곧바로 절반인 723년형으로 감형한다고 밝혔는데 법원 주변에서는 사기죄에 관한 법정 최고형이 징역 20년으로 규정된 만큼 차후에 다시 감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BBC는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식당 주인들은 지난해 초 식당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싼 가격으로 다양한 해산물 뷔페를 먹을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한다고 광고했다. 한 뷔페 상품은 10명이 880 바트(약 3만 3000원), 또는 한 사람이 88 바트(약 3300원)만 내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뷔페 상품들도 가격은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아주 싼 값이었다. 처음에는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했으나 입소문이 퍼져 인파가 몰려 대기 줄이 길어지자 업주들은 티켓을 원하는 이들에게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미리 결제까지 하도록 했다. 2만명 가까이가 5000만밧(약 19억 2800만원)을 내고 티켓을 구입했다.

그러나 한달이 채 안된 지난해 3월 22일 이들은 주문량이 너무 많아 해산물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면서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식당 문을 닫아버렸다. 미리 주문하고 결제까지 한 손님 350여명이 식당의 거짓말로 220만 7720밧(약 85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면서 두 업주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고, 결국 두 주인은 체포됐다. 그리고 이제 적어도 20년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

BBC는 2017년에도 태국 법원이 사기꾼에게 1만 3000년형을 선고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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