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6만 7000년전 새 인류 유골 발견

필리핀서 6만 7000년전 새 인류 유골 발견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4-11 13:46
업데이트 2019-04-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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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조넨시스...현생 인류와 혼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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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루손섬 칼라오 동굴에서 발견된 호모 루조넨시스의 치아. 약 5만년 전에서 6만 7000여년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루손 AP 연합뉴스
필리핀 루손섬 칼라오 동굴에서 발견된 호모 루조넨시스의 치아. 약 5만년 전에서 6만 7000여년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루손 AP 연합뉴스
필리핀 북부에서 약 5만~6만 7000여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인류 종(種)의 유골이 발견됐다. 이 신종 인류는 300만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유사하며, 인류의 진화가 생각보다 복잡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파리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최근 과학 전문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필리핀 루손섬의 칼라오 동굴에서 발굴한 7개의 치아, 2개의 두개골, 그리고 3개의 발뼈, 1개의 허벅지뼈 등 13개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유골은 다른 종에서 발견되는 것과 다른 조합의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호모 루조넨시스’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종이 발견됐음을 보증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루조넨시스가 121㎝ 남짓한 작은 키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 호모 루조넨시스는 손가락과 발 뼈가 굽어 있는 특징을 가졌으며, 이는 200~3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만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특징과 매우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원시 인류의 특징을 가진 호모 루조넨시스가 발견되면서 모든 인류가 아프리카에서부터 전세계로 퍼진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이라는 기존의 진화 시나리오는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됐다. 파리 자연사박물관 플로랑 데트루아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인류진화의 역사가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현생 인류로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와 동시에 몇개의 서로 다른 종이 존재했고, 이종교배를 했다가 멸종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 상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크리스 스트링어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4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에 관한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나는 플로레스 섬에서 일어난 인류 진화의 실험이 해당 지역의 다른 많은 섬에서도 반복해서 나타날 수있다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예측이 플로레스섬으로부터 거의 3000km 떨어진 루손 섬에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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