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중국해에 中인공섬 타격용 로켓 발사대

베트남, 남중국해에 中인공섬 타격용 로켓 발사대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8-10 22:46
업데이트 2016-08-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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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수개월 전 5개 섬에 설치…2~3일 이내 로켓포 장착 가능”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5개 섬에 중국의 인공섬을 타격할 수 있는 로켓 발사대를 배치했다고 로이터가 10일 보도했다. 지난 7월 중국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분쟁 재판에서 패한 뒤 이 해역에서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어 베트남의 무기 배치가 중국을 더욱 자극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이날 서구의 외교·군사 관계자를 인용해 “베트남 정부가 수개월 전 로켓 발사대를 본토에서 스프래틀리 제도의 베트남 점유 도서 5곳으로 운송했다”고 보도했다. 로켓 발사대는 아직 무장하지 않았지만 2~3일 내에 로켓포를 장착해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외교부는 로이터의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없이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응우옌치빈 국방부 차관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베트남은 언제든지 영토 내 어느 지역에라도 무기를 배치할 정당한 자위권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점유한 7개 암초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시설을 건설하자 베트남이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로켓 발사대의 배치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제도의 5개 섬에 배치한 로켓 발사대는 이스라엘에서 수입한 로켓포 시스템 EXTRA의 일부 장비라고 로이터가 외교·안보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EXTRA의 로켓포는 사정거리가 150㎞에 달해 배치된 섬에서 수비 암초, 피어리 크로스 암초, 미스치프 암초 등 활주로가 건설된 3개의 중국 인공섬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 세이어 호주국방대학 연구원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는 베트남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며 “이에 베트남은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줘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베트남의 로켓 발사대 배치를 순수한 방어 차원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프래틀리 제도의 군사적 긴장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수비 암초, 피어리 크로스 암초, 미스치프 암초에 항공기 격납고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8일 밝혔다. CSIS는 “중국이 (전투기) 공격을 위해 격납고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8-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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