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 터진 개표에 안달 “한 표 세는 데 한 시간” “내가 개표하러 갈게“

느려 터진 개표에 안달 “한 표 세는 데 한 시간” “내가 개표하러 갈게“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1-06 21:10
업데이트 2020-11-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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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역전 성공했지만 재검표로 또 발목

디즈니 영화 ‘주토피아’에 나오는 나무늘보 캐릭터 슬로스. 은행 일을 본 고객이 은행 문을 나오니 밤이 됐을 정도로 굼뜬 은행 직원인데 영화 마지막에 교통경찰의 과속 단속에 걸린 스피드광이었다. 디즈니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디즈니 영화 ‘주토피아’에 나오는 나무늘보 캐릭터 슬로스. 은행 일을 본 고객이 은행 문을 나오니 밤이 됐을 정도로 굼뜬 은행 직원인데 영화 마지막에 교통경찰의 과속 단속에 걸린 스피드광이었다.
디즈니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개표 요원들은 낮도밤도 없이 표를 열심히 센다는데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선거는 투표를 끝낸 지 사흘이 되도록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7시(한국시간) 현재 조지아(99% 개표), 네바다(92% 개표), 애리조나(94% 개표), 펜실베이니아(96% 개표) 4개주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 지루한 선거인단 경쟁에 마침표를 찍기 직전이다. 조지아는 표 차가 4263표, 펜실베이니아는 1만 4541표, 네바다는 2만 137표, 애리조나는 3만 9769명이다. 전날 밤 역전에 성공한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가 표 차를 늘리고 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프라임타임대 대국민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그러면 안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압박했다. 그는 여전히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 가운데 253명만 확보한 상태다. 개표 진행이 느려도 너무 느려 터졌다.

전 세계에서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우리만도 못한 민주주의”라고 놀려먹는단다. BBC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조롱들을 한자리에 모아 눈길을 끈다. 홀리 오릴리란 누리꾼은 현지시간으로 5일 날이 밝자 “굿모닝! 오늘은 뭔가 결정되는 날이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조지아 전에 애리조나, 네바다의 개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도박과 밤문화의 천국인 라스베이거스가 포함된 네바다가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상황이어서 네바다주가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자학 거리가 됐다. 네바다주 도박위원회의 애런 포드는 이 주의 개표 현황이 나무늘보의 움직임처럼 굼뜨다고 이죽거렸다. 영화 ‘주토피아’의 나무늘보 캐릭터인 슬로스는 은행 창구 직원인데 도장 찍는 데 몇 초는 걸린다.

한 네바다 주민은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조란 누리꾼은 “네바다에서는 한 표 세는 데 한 시간은 걸린다”고 대놓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모두 기다리고기다리고 있으며 아무리 해도 한참 늦어질 것만 같다. 물론 “어차피 이번 선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오래 걸릴 것 같은 느낌이었지 않았나” 라고 되묻는 이도 있다. 아예 차를 몰고 네바다에 달려가 개표하는 데 일손을 보탤까 싶다며 난폭하게 운전하는 동영상을 올린 이도 있었다. 물론 그 동영상의 주인공은 충돌 사고를 일으켜 에어백이 터지고 핸들이 뽑혀나간다.

개표 방송이 끝도 없이 판세 예측만 늘어놓는 데 진절머리가 난 이들은 선거 판세 지도를 새롭게 디자인해 그냥 유권자들의 청바지 색깔로 투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 조금 더 빨리 개표 결과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역전에 성공해 이대로 이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머지 애리조나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네 주를 모두 이기면 두 후보가 동률, 다시 말해 269-269가 된다고 BBC 그래픽은 설명하고 있다. 물론 바이든은 네 주 가운데 두 주만 이기거나 펜실베이니아 한 주만 이기면 대선을 승리한다. BBC 홈페이지 캡처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역전에 성공해 이대로 이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머지 애리조나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네 주를 모두 이기면 두 후보가 동률, 다시 말해 269-269가 된다고 BBC 그래픽은 설명하고 있다. 물론 바이든은 네 주 가운데 두 주만 이기거나 펜실베이니아 한 주만 이기면 대선을 승리한다.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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