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시위 커노샤 찾은 트럼프 “흑인 총격 경찰은 ‘썩은 사과’일 뿐”

인종차별 시위 커노샤 찾은 트럼프 “흑인 총격 경찰은 ‘썩은 사과’일 뿐”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9-02 20:34
업데이트 2020-09-0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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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옹호 속 시위대 향해 “반미 폭도”
플로이드 사건엔 “가끔 질식당할 수도”
분열 전략에 막힌 바이든 “증오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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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또 경찰에 흑인 사망
LA서 또 경찰에 흑인 사망 경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달아나던 흑인 디잔 키지가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다음날인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몬트에서 열린 항의 시위에서 숙모 세쿼리어 매코이가 키지의 사진을 들고 경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키지는 전날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던 경찰을 때리고 달아나다가 총탄 수발을 맞았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키지의 등판을 향해 20발을 난사했다고 증언했고, 경찰은 당시 키지가 떨어트린 꾸러미에서 반자동 권총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세 아이 앞에서 제이컵 블레이크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을 한낱 ‘썩은 사과’로 비유하며 두둔해 구설에 올랐다. 앞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져 문제가 됐을 당시 썼던 표현을 한창 흑인 시위가 격렬한 현장을 찾아 또 사용한 것은 지지세 결집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블레이크 가족과 만나지 않았다. 그의 방문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흑인 시위대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산발적인 충돌을 벌이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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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희생 없어야”
“더이상 희생 없어야” 1일(현지시간) LA 남부를 달리는 한 시내버스에는 행선지 대신 잇따른 흑인 살해를 규탄하는 ‘#NoMoreNames’이라는 해시태그가 표시돼 있다. ‘더이상 추가할 이름이 없다’는 뜻으로, 추가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호소다. 키지는 전날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던 경찰을 때리고 달아나다가 총탄 수발을 맞았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키지의 등판을 향해 20발을 난사했다고 증언했고, 경찰은 당시 키지가 떨어트린 꾸러미에서 반자동 권총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커노샤의 한 고등학교에서 “반경찰, 반미 폭도들이 커노샤를 파괴했다”면서 “최소 25개 사업장에 해를 입혔고 공공건물을 소실시켰으며 경찰에게 돌을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난폭한 극좌 정치인들이 파괴적인 메시지를 계속 발신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흑인 총격에 대해서는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불공평하다. 썩은 사과가 있을 뿐”이라며 극소수의 우발적 사건으로 취급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린 채 질식해 사망한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서도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결정을 내리다 보면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다. 가끔은 질식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방위군 투입을 통해 커노샤의 치안을 빠르게 바로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뉴욕타임스는 250명이던 주방위군을 1000명으로 늘린 건 토니 에버스(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라며 트럼프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행이 “증오와 분열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했지만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분열 전략이 먹히면서 보수층이 결집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현장 유세를 중단했던 바이든 후보는 5개월 만에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대면 연설을 시작했다.

US뉴스&월드리포트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역시 조만간 커노샤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접전지인 위스콘신 유세가 필요하지만 자신의 방문 또한 극우파 백인과 흑인 시위대의 충돌을 촉발할까 우려해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09-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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