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오바마, 트럼프 향한 분노 쏟아냈다

눈시울 붉힌 오바마, 트럼프 향한 분노 쏟아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8-20 22:18
업데이트 2020-08-2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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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은 대중 관심 얻기 위한 쇼
공권력으로 자신과 친구들만 지켰다”
평소와 달리 유머 등 빼고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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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UPI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UPI 연합뉴스
4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은 이미 강하다. 원천은 민주주의”라며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19일(현지시간) 민주주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 미국독립혁명박물관에 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위기’를 만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 냈다. 그는 평소와 달리 유머를 쏙 뺀 채 절실한 한 표를 호소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간중간 목이 메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등 감정에 북받치는 모습도 드러냈다.

양복·셔츠·넥타이 모두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계열로 통일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대하는 데 관심을 보일 거라 기대했지만 결코 아니었다”며 “대통령직이 부여한 엄청난 권한을 자신과 친구들을 이롭게 하는 데만 썼고, 대통령직을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한 리얼리티쇼로 취급했다”고 저격했다. 이어 “트럼프는 그 일(국정)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실패의 대가는 참혹했다. 17만명이 죽고 일자리 수백 개가 사라졌으며, (미국의) 전 세계적 평판이 심히 손상됐고, 민주적 제도는 전례 없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전 부통령) 대통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상원의원) 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며 “그들은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걸 믿는다. 이런 것들은 공화당의 원칙도 민주당의 원칙도 아닌 미국의 원칙이지만, 지금 대통령은 이런 것들을 믿지 않음을 보여 줬다”고 연이어 트럼프에게 맹폭을 가했다.

피날레 무대를 해리스 후보에게 양보했지만 19분간 이어진 그의 생중계 연설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나 마찬가지였다. CNN의 유명 앵커 울프 블리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그가 지금까지 한 연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08-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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