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기자 목의 혹 보고 이메일 보낸 ‘눈밝은’ 시청자

방송 기자 목의 혹 보고 이메일 보낸 ‘눈밝은’ 시청자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25 12:48
업데이트 2020-07-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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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처 영국 BBC 홈페이지 재인용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 BBC 홈페이지 재인용
방송 화면에 잠깐 비치는 기자의 목에 난 이상한 징후를 시청자가 딱 집어내 기자가 종양 제거 수술을 받게 됐다. 본인은 그 전까지 전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화제의 기자는 미국 플로리다주 WFLA 방송의 빅토리아 프라이스. 그녀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지난달 한 시청자가 제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제 목에 혹 같은 것이 보인다며 암을 앓던 자신과 비슷하다고 지적해줬다. 진단 결과 역시 암이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이어 투병을 위해 휴가를 쓰기로 했으며 일단 오는 27일 종양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8 On Your Side(8시에는 당신 편)’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시청자의 이메일을 본 순간 그 분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적었다. 아울러 코로나19 재확산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탬파 상황을 보도하느라 제몸을 돌보는 데 소홀했다고 털어놓았다.

의사들은 종양이 목 중앙에서 다른 곳으로 퍼지고 있어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며 “그 이메일을 받지 않았더라면 의사들 진찰 받을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 만큼 끊임없이 코로나19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암도 계속 확산됐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 부러 짬을 내 이메일을 보낸 여성분에게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다. 그 분은 그럴 의무가 없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했다. 이런 게 바로 ‘당신 편’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프라이스 기자는 아예 자신에게 생겨난 일을 손수 기사로 써 방송했다. 갑상샘 암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한 병이며 올해 미국에서 이 암 진단을 받은 이의 75%가 여성이란 내용이 골자다. 기사 말미에 그녀는 “그러니까 숙녀분들, #목을점검해보세요!”라고 적은 뒤 일주일 뒤면 자신도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의력과 관찰력이 좋은 시청자가 방송인에게 의료적인 도움을 준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018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수비수 출신 마크 로렌슨이 BBC 원 채널 ‘풋볼 포커스’에 해설위원으로 출연했을 때 그를 유심히 관찰한 의사가 진찰을 받을 것을 권해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었다. 물론 로렌슨은 그 의사를 평생 은인으로 대하겠다고 했다.

2013년 케이블뉴스 진행자 타렉 엘 무사는 주택 개조 프로그램 ‘플립 오어 플롭(Flip or Flop)’에 출연했을 때 라이언 리드란 간호사가 목에 생긴 멍울을 일러줘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엘 무사는 현재 갑상샘 암 2기 치료를 마치고 회복 중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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