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찰 개혁 준비”… 짓눌린 ‘8분 46초’ 美사회 바꾸나

“트럼프, 경찰 개혁 준비”… 짓눌린 ‘8분 46초’ 美사회 바꾸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6-10 21:00
업데이트 2020-06-1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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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지지율 10%P 이상 뒤처지고 공화 거물마저 외면하자 출구전략으로

민주와 법안 경쟁 땐 개혁 성공 미지수
경찰 무력 사용 땐 ‘FBI에 보고’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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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강압 체포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열린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거리에 플로이드의 운구를 실은 마차가 수많은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날 노제를 지켜본 시민들은 플로이드의 이름과 그의 마지막 절규인 ‘숨을 쉴 수 없다’ 등을 외치며 그를 추모했다. 플로이드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의 어머니 옆자리에 묻혔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강압 체포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열린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거리에 플로이드의 운구를 실은 마차가 수많은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날 노제를 지켜본 시민들은 플로이드의 이름과 그의 마지막 절규인 ‘숨을 쉴 수 없다’ 등을 외치며 그를 추모했다. 플로이드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의 어머니 옆자리에 묻혔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열린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 개혁안’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플로이드의 죽음이 시위대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개혁’이라는 유산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폭스뉴스는 이날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행정명령과 의회를 통한 법 제정 등 양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법안 준비는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 의원인 팀 스콧이 맡았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차라리 일찌감치 경찰법을 개정하고 싶어 한다. 실질적 방법으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날 폴리티코가 전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도 했다.

해당 발언은 이날 스콧 의원이 메도스 비서실장,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 등 백악관 고위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경찰 개혁안에 대해 논의한 뒤에 나왔다.

플로이드의 죽음뿐 아니라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도 경찰의 무력이 자행되자 시위대는 ‘예산을 삭감하라’는 구호를 연일 외쳤고, 결국 경찰 개혁이 화두로 부상했다. 반면 트럼프는 전날 경찰 관계자와의 회동에서 “경찰의 감축·해체는 없을 것이다. 경찰의 99%는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믿는다”고 하는 등 그간 경찰 개혁과 거리를 둬 비판을 받아 왔다.

그의 소통 없는 초강경 대응에 콜린 파월 전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밋 롬니 상원의원 등 공화당 거물들이 등을 돌렸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0% 포인트 이상 밀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CNN에 따르면 사법제도가 흑인보다 백인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15년 49%에서 올해 67%로 급증하는 등 개혁 필요성에 대한 달라진 세간의 인식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이 중도표를 의식한 듯 경찰 예산 삭감은 지지하지 않으며 치안유지에 대한 근본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편안하게 경찰 개혁안 마련에 착수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CBS가 보도한 스콧 의원의 경찰 개혁안 초안에 따르면 사망·심각한 부상을 야기한 경찰의 무력 사용은 연방수사국(FBI)에 보고하도록 했다. 경찰관의 보디 카메라 착용 의무화 및 지원금 증액, 주정부 간 사법집행기록 공유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앞서 민주당이 발표한 경찰 개혁안 중 ‘체포 과정에서 목 조르기 금지’ 등이 반영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방안 중 ‘경찰의 폭력에 대한 면책특권 제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랜드 폴(공화당) 상원의원은 폴리티코에 “경찰 개혁안을 둘러싼 정쟁으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CBS는 “백악관 수뇌(트럼프)가 중대한 변화를 원한다는 징후를 (표면적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공화당에는 쉬운 길이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20-06-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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