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잇단 ‘형식파괴’ 전화통화…외국 정상간 통화 관례는

트럼프의 잇단 ‘형식파괴’ 전화통화…외국 정상간 통화 관례는

입력 2016-12-06 10:53
수정 2016-12-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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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전 보좌관들 치밀한 물밑작업·브리핑…외국어 유창해도 모국어로 통화

“여보세요, 거기 대통령 좀 바꿔주세요”(X)·“우리 대통령이 당신 대통령과 통화를 원합니다”(O)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외국 정상과 관례를 깬 전화통화를 해 주목을 받는다며 각국 정상 간 전화통화 절차 관례를 소개했다.

세계 지도자들 간 전화통화는 언어 오해, 장난전화 등 잠재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치밀한 준비 하에 이뤄진다.

한 나라의 정상이 아무 준비 없이 상대국 정상 측에 전화해 “여보세요, 대통령 좀 바꿔주시겠어요?”라고 교환원에게 말을 건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보좌관이었던 스티븐 예이츠는 “양국 간 관계가 수립됐다면 상황실에서 상대국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우리 대통령이 당신 대통령과 통화를 원한다’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나라 정상들이 통화할 때는 먼저 대사가 국가 수장을 대신해 상대국에 정식으로 통화 요청을 한다. 양측이 통화에 합의하면 이후 보좌관들이 통화 일정과 내용을 조율하는 물밑작업을 한다.

통상 세계 정상들은 외국 정상과의 통화를 앞두고 상세한 브리핑을 받는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의 안보·외교 정책을 보좌하는 기구인 국가안보회의(NSC)가 통화 전 브리핑을 담당한다.

간단한 의례적인 통화의 경우 통화 주제 2∼3개를 포함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시하며, 가족의 건강 상태 등 유념해야 할 상대 정상의 개인 정보도 알려준다.

수화기 너머로 민감한 주제를 논의할 때는 NSC가 대통령에게 추가 브리핑을 하고 통화 내용도 귀 기울여 듣는다.

정상들의 통화를 실시간으로 듣는 사람은 보좌관과 통역관 등 여러 명이다.

상대국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도 정상들은 주로 모국어로 통화한다. 이는 오해를 막고 미묘한 언어 차이를 지키려는 취지도 있지만, 국가 위신과도 연관이 있다.

트럼프가 외국 정상과 잇따라 ‘형식파괴’ 통화를 하지만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하는 통화와 실제 대통령의 통화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그가 하는 모든 통화는 더욱 철저한 보안과 검열 과정을 거친다.

예이츠 전 보좌관은 “대통령은 수화기를 들면 보통 전화통화처럼 그냥 바로 전화를 받는 것 같겠지만, 이 통화는 품질 보장을 위해 여러 단계를 통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철저한 과정을 거침에도 종종 정상들이 ‘가짜 전화’에 속는 경우가 있다.

2003년에는 미국의 한 라디오가 얼마 전 세상을 뜬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가장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고, 이어 카스트로와는 차베스인 척 통화했다.

올해 초에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대행이 카탈루냐 주지사를 사칭한 라디오 진행자의 전화에 속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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