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사업 전념 위해...스타벅스 주가 한때 폭락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 서울신문DB
스타벅스는 슐츠가 신성장동력인 고급 커피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케빈 존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사장에게 CEO직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슐츠가 사임했다는 소식에 스타벅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12%까지 급락했다.
슐츠는 회사를 떠나지 않고 회장 직을 맡기로 했다.
슐츠는 1982년 시애틀의 조그만 커피 회사였던 스타벅스에 마케팅부장으로 입사해 혁신적 변화로 세계 최대 커피체인인 이른바 ‘스타벅스 제국’을 일궈냈다.
이탈리아 소도시의 작은 카페에서 영감을 얻어 ‘사람의 정감이 느껴지는 슬로우 커피숍’을 컨셉트로 스타벅스 체인을 구축해 나갔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에 2만 5000여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WSJ은 슐츠가 CEO직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브랜드를 쇄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미국 내에서 ‘인텔리타’와 같은 전문 로스팅 업체는 물론 ‘던킨’과 같은 대중적 체인들도 콜드 브루 커피(찬물로 장시간에 걸쳐 우려낸 커피)와 같은 고급 제품을 선보이면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유럽과 베트남 등 자국 커피 문화가 발달한 지역에서도 소비자 선호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슐츠는 하이엔드 커피 사업에 역점을 두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근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고급 커피 판매점이라면 집에 있거나 다른 커피숍으로 가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스타벅스는 2년 전 ‘시애틀 리저브 로스터리 앤드 테이스팅 룸’이라는 상호로 첫 하이엔드 커피 판매점을 개설하고 즉석에서 고급 커피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스타벅스는 하이엔드 리저브 매장을 늘리는 동시에 즉석 로스팅을 없애고 매장규모를 줄인 소형 리저브 매장도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슐츠가 CEO직을 물러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0년 미국 프로농구(NAB)팀 시애틀 슈퍼소닉스 경영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가 스타벅스가 어려움을 겪던 2008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