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때 법률 고문 타살 의혹” ‘화이트워터 스캔들’로 부부 공격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전을 망치기 위해 1990년대 가장 추악했던 정치적 장면을 부활시키고 있다.”트럼프 유세장서 또 폭력사태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4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유세장 안에서 배너를 흔들고 고함을 지르자 경찰이 여성 시위자 한 명을 연행하고 있다.
앨버커키 AP 연합뉴스
앨버커키 AP 연합뉴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보였던 빈센트 포스터가 1993년 자살한 사건에 대해 “매우 수상쩍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것을 논의할 만큼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 사건이 명백한 타살이라고 생각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숨진 포스터는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세히 알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자살했다”며 타살설에 무게를 실었다.
화이트워터 스캔들은 빌 클린턴이 1979년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인 힐러리, 친구이자 지역 사업가인 짐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설립한 부동산개발회사 ‘화이트워터’를 둘러싼 의혹이다. 회사를 통해 휴양단지 개발에 나섰던 클린턴 부부는 맥두걸 소유의 저축은행 파산과 더불어 분양 실적이 저조해 사업이 중단되자 1992년 손을 뗐다. 이듬해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그해 7월 화이트워터 관련 서류를 보관하던 포스터가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화이트워터가 정국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빌 클린턴이 과거 주지사 시절인 1986년 금융업자에게 압력을 넣어 맥두걸이 30만 달러를 대출받도록 했다는 의혹이 터졌고, 힐러리는 비서들에게 관련 서류를 파기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포스터의 죽음에 대해서는 경찰,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의회 특별위, 특별검사 모두 ‘업무 중압감에 따른 권총 자살’로 결론 내렸고, 클린턴 부부에게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인터넷 매체 복스의 편집장 에즈라 클라인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무엇을 믿고, 누구의 말을 들으며, 어떤 사실을 믿고, 어떤 이론을 연구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음모론을 제기한)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5-26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