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벌 트럼프도 천문학적 선거자금 앞에선…

부동산 재벌 트럼프도 천문학적 선거자금 앞에선…

입력 2016-05-12 16:27
업데이트 2016-05-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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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비용 1조7천600억 예상… 공화당 큰 손들에 구애거액 기부자들 “아직 지갑 열 준비 안됐다” 신중론

“빌딩 몇 개를 팔아서라도 선거자금을 조달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꼭 그렇게 해야 하는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후 미국 MSNBC 방송에 출연해 한 말이다. 그는 지난 5개월여 동안 전체 경선 자금의 75%가량인 약 4천만 달러(한화 470억 원)를 개인 돈으로 조달했다.

그러나 이제 6개월가량 남은 11월 본 선거를 치르려면 “15억 달러(1조7천600억 원)는 필요할 것”이라는 게 그와 그의 선거 캠프의 판단이다.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0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거뒀었고,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머니 머신’이라고 불릴 만큼 월가와 할리우드에 엄청난 후원 인맥을 갖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 과거 오바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선거보다 박빙의 난타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의 ‘판돈’이 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광고로 승패가 결정되는 미국 대선은 ‘실탄(자금)이 부족하면 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선거자금 마련에 각 캠프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재산은 자기주장으로는 100억 달러(11조6천억 원)가 넘는다고 하지만, 포브스 등은 45억 달러(약 5조2천700억 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부동산에 몰려 있어 그가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끌어다 쓸 수 있는 돈은 제한적이다.

“내 돈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트럼프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쩐의 전쟁’앞에서 결국 두 손을 들고 공화당의 거액 기부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0년대에 트럼프와 함께 부동산 사업을 했던 사업가 토머스 바락 주니어가 오는 25일 로스앤젤레스 자신의 저택에서 트럼프를 위한 첫 기금 모금 만찬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이는 앞으로 50여 차례가량 열릴 예정인 트럼프 기금 모금 행사의 첫 테이프를 끊는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일단 10억 달러의 후원금을 거둬들인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전국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힐러리 클린턴과 거의 동률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이 ‘당의 단합’을 위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뉴트 깅리치 전 하원 의장과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당내 주류 세력들이 속속 트럼프의 깃발 아래 모여들고 있는 것도 그의 후원금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전국 위원회 주요 인사들이 최근 워싱턴에서 만나 모금 기구의 합병 방안을 논의하는 등 당 공식 조직의 재정적 인프라 활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공화당의 전통적 기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트럼프를 위해 자신들의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싱어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공화당의 최대 후원자로 꼽히는 찰스 코크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 역시 트럼프를 후원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를 후원했던 플로리다의 유명 로비스트 맥 스티파노비치는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트럼프를 거부해야 한다고 공화당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CNN 방송에 출연해 “만일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당의 자금을 도널드 트럼프를 위해 쓴다면 나는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드 말렉 공화당 주지사협의회 재무위원장은 “이제 내가 후보가 됐으니 내 뒤에 줄을 서라는 식으로 해서는 어떤 것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트럼프는 여전히 그런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용력을 갖고 사람들을 끌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트럼프는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과거 선거에서 수천만 달러를 기부했던 공화당의 큰 손들은 트럼프의 말투나 태도가 변하는지를 주시하고 있다”며 그의 선거자금 모금 성패는 그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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