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 대선 첫 선택] 클린턴·샌더스 0.35%P 차 초박빙… 모두 놀라게 한 아이오와

[2016 美 대선 첫 선택] 클린턴·샌더스 0.35%P 차 초박빙… 모두 놀라게 한 아이오와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6-02-02 22:54
업데이트 2016-02-0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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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코커스 개표 안팎

클린턴 대의원 23명·샌더스 21명 확보… 샌더스 “아이오와 정치혁명 시작됐다”
클린턴 “믿을 수 없는 밤” 애써 태연… 트럼프 “2등 했지만 영광스럽다”
공화당 3위 루비오, 나홀로 승리 선언

“결과는 ‘사실상 동률’입니다.”

미국 대선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1일 밤 10시 40분쯤(현지시간) 디모인 한 호텔 컨벤션센터에 부인과 함께 나타난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는 개표가 95% 진행된 상태에서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49.9% 대 49.6%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자 이렇게 외쳤다. 샌더스의 일성에 지지자들은 우뢰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그들은 ‘버니, 버니’, ‘버니를 느껴라’(Feel the Bern)를 외치며 샌더스의 ‘사실상 승리’를 축하했다. 샌더스는 이에 “아이오와가 정치혁명을 시작했다”며 “우리가 이 나라를 변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샌더스보다 20분쯤 먼저 인근 한 대학에서 소감 연설에 나선 클린턴은 개표 초기 5% 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1% 포인트 이내로 격차가 좁혀졌지만 승리를 예감한 듯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명예다. 아이오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승리를 선언하지는 못했지만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최종 후보가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표 결과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23.1%라는 높은 득표율로 공화당에서 안정적인 3위를 차지한 마코 루비오 후보의 이날 연설은 ‘승리 선언’과 다름없었다. 공화당 코커스 결과가 결정된 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루비오는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며 “우리는 클린턴과 민주당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에 이어 단상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는 2위로 전락한 사실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지만 “2등을 했지만 영광스럽다. 다른 후보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마틴 오맬리 후보와 공화당 마이크 허커비 후보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클린턴·샌더스 양자 구도로 진행되게 됐고, 공화당은 크루즈·트럼프·루비오 3강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앞서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코커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학교와 교회, 도서관 등에 차려진 선거구에서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600여명씩 모여 차기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기자가 찾은 디모인 먼로초등학교에서 열린 코커스에는 민주당·공화당 지지자들이 체육관과 도서관 등을 나눠 차지한 뒤 각 당 전통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의 투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클린턴과 샌더스, 오맬리 그룹으로 나누어 모인 뒤 유권자들이 순서대로 자신의 번호를 불러 합계를 계산했다. 결과는 샌더스 252명, 클린턴 235명, 오맬리 28명. 15%를 얻지 못한 후보 지지자들이 2차 투표를 하면서 샌더스와 클린턴 지지자들이 오맬리 지지자들을 붙잡기 위해 치열한 구애 작전을 펼쳤고, 결국 샌더스 266표, 클린턴 245표로 각각 카운티 컨벤션에 참가할 대의원 6명씩을 얻었다. 코커스 한곳에서만 봐도 샌더스와 클린턴이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이다.

디모인(아이오와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2-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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